건설업계 "리스크관리·사업다각화로 돌파구 마련"

2012-01-20     성재용 기자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올해 건설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내실 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은 19일 건설회관에서 개최된 '건설환경변화에 따른 주요건설사 2012년 경영전략 발표회'를 통해 유럽발 경제 위기 등으로 건설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사업다각화,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하는 등 대한건설협회 중소건설업체 회원사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올해 건설경기 지난해보다 나쁠 것"

이상호 GS건설 경제연구소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등 올해 건설시장 경기는 작년에 비해 더 나쁠 것"이라고 전망하며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발 재정위기의 지속, 미국 실물경기 회복 지연, 북한리스크 확대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황성철 현대건설 국내영업본부 경영기획실 차장도 "이미 세계 건설시장 수준으로 올라와 있는 국내건설시장이 글로벌 경제 흐름에 동반하고 있어 올해도 힘들 것"이라며 "내수가 안 좋으면 외수로 충당하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젠 내수와 외수 간 갭이 적어져서 어쩌면 내년이 더 안 좋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위치에 올라선 건설업계가 가격경쟁 심화, 경제·금융시장위축, 가계부채 과다 등의 국내 요인과 더불어 유럽 재정위기, 美 실물경기 회복지연, 중동지역과 북한의 정치적 불안 등의 이유로 올해는 물론 자칫 내년까지도 그 여파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사업다각화 추진

이에 이상호 소장은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 소장은 "현재 국내 건설 시장의 크기가 줄고 있는데 수주목표, 매출목표를 높이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몸집 키우기 보다는 내실 경영 등 리스크관리에 철저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성철 차장도 매출중심의 외형적 확대보다는 2~3년간의 중강기적 사업에 치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유수의 건설사들도 각국에의 하수종말처리장을 준공하고 직접 운영을 하고 있다"며 "건설사가 설계·준공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업운영에도 나서는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내실 경영은 물론 기존의 시공 능력에 운영능력까지 갖춰 생존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김병곤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부 팀장은 "사업다각화가 가장 적절한 대응법"이라며 "특히 환경분야가 블루오션일 것이라고 판단해 해수담수화, 신성장에너지(풍력, 조력, 화공, 석탄발전) 등을 위해 별도의 사업본부를 출범시켜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석기 대림산업 건축사업전략부 부장은 정치적 요인도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홍 부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당시 하향세를 그리던 재건축 시장 거래지표가 서울시장 투표 직전까지 급등했었다가 박원순 서울 시장 당선 이후 급락한 것을 보면 부동산시장이 얼마나 민감한지 알 수 있다"며 "만약 유럽발 재정위기가 수습되고, 정부가 규제(DTI, 분양가상한제 등)완화에 나서면 부동산시장이 하반기에는 반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