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종금사들, 역사의 뒤안길로?

2012-03-14     양종곤 기자

마지막 '금호종금' 지분 매각 진행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삼양종금사, 항동종금사, 고려종금사, 경남종금사 등...

이들은 한때 종금업을 영위했지만 현재 모두 시장에서 사라진 종금사들이다. 여기에 최근 마지막 전업종금사로 '간판'을 내건 금호종금의 매각이 진행되며 종금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메리츠종금이 종금라이센스를 반납하는 오는 2020년 이후에는 'oo종금'이란 간판을 더 이상 볼수 없게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호종금 최대주주인 우리PEF는 보유지분 41.44% 매각에 나선다. 현재 주관사 선정 등 관련 작업은 시작단계라 인수자 윤곽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다.

현재 종금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외환은행과 메리츠종금증권이다. 앞서 지난해 11월동양증권은 종금 라이센스를 반납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의 종금라이센스 유효기간은 2020년으로 한시적이다.

종금사의 역사는 벌써 30년이 됐다. 1970년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한 고도성장 시점에 종금업은 자본도입 필요성이 커지며 육성된 금융기관이다. 당시 종금사는 30개가 넘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종금사는 단기금융, 국제금융, 리스, 유가증권, 사채발행, 중장기대출, 증권투자신탁 등 금융업자가 할 수 있는 대부분 업무가 가능하다. 때문에 종금업 라이센스에 대한 금융권의 선호도는 지금도 높다. 

특히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처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종금사도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언론들은 외환위기 주범, 교사범이라고 종금업을 비판했다. 정부 역시 부실한 종금사는 퇴출시키고 남은 증권사도 증권사와 은행으로 합병했다.

종합금융협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많은 종금사가 퇴출되고 위축됐는데 특히 1998년 외환위기 주범으로 몰리며 고객의 신뢰를 잃은 부분이 컸다"며 "관련 정책도 문제가 있었고 단기차입 장기운용의 '미스매칭'은 모든 은행권이 영위한 것인데 종금사들만 비판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1996년 종금업을 외환종금 등으로 업무 특화시키겠다는 정책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이같은 논의는 사라졌다.

이후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금호종금 역시 정부가 신규 지점을 개설을 불허해 현재 4개 지점만을 운영 중이다.

물론 종금사가 당장 사라진다고 해도 눈에 띄는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과 증권이 담당하고 있는 '파이'에서 크게 밀렸다. 하지만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나 수신업무를 강화해야할 은행권에 종금사의 종금라이센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종금사 간판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은행 또는 증권사로의 합병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

금호종금 관계자는 "대주주가 지분을 판다는 상황까지만 알고 있다"며 "과거 합병된 사례는 부실한 종금사들일 뿐 대주주가 바뀌어도 현재 종금사 그대로 남아있을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