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연립·다세대, MB정부 출범 이후 낙찰가율 '최저'

2012-04-05     성재용 기자

3월 낙찰가율 71.7%…국정지지율 따라 '오르락내리락'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낙찰가율이 MB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때마침 국토해양부가 다세대 주택 2만호 매입계획을 발표해 주목된다.

5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지난달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매지표를 조사한 결과 낙찰률 34.5%, 낙찰가율 71.7%, 평균응찰자수(경쟁률) 4.5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낙찰가율 71.7%는 MB정부가 출범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지역별 낙찰가율을 살펴보면 서울 72.3%, 경기 71.4%, 인천 71.5%로 수도권 세 지역 모두 저조했다.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매지표 변화는 현 정부의 국정지지율과 그 흐름을 같이해 눈길을 끈다. 2008년 1월 이후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매지표와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를 비교해보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추진한 뉴타운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 부동산이었던 만큼 국정지지율이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대통령 취임 직후 국정지지율이 50% 이상을 기록하던 2008년 3월에는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낙찰률도 8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2008년 상반기까지 낙찰가율이 100%을 매월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2008년 7월 바닥을 치며 저조한 모습을 보이자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낙찰률과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또한 2008년 7월 412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매진행건수도 3월 들어 1396건으로 2008년 7월 대비 세 배로 늘어났다. 2011년 6월 이후 경매진행건수가 매월 1000건을 넘어서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매매시장의 거래부진이 경매시장의 물건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는 신축 연립·다세대 2만호 매입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국토부는 지난 3일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LH공사를 통해 올해 수도권에서 1만호, 5대 광역시와 기타 인구 25만 도시에서 1만호 등 총 2만호의 신축 연립·다세대 주택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이 활황을 누렸던 가장 큰 배경은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기대이익으로 볼 수 있다"며 "정부의 대규모 매수가 단기간에는 큰 위력을 발휘하겠지만 장기적인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