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스포티지 급발진 논란, '운전자 실수'로 결론

2012-08-30     나민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지난 3월과 4월에 발생한 그랜저와 스포티지R 급발진 사고는 결국 운전자 실수로 결론났다.

국토해양부는 30일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지난 3월 용인 풍덕천 스포티지R 사고와 지난 4월 대구 와룡시장에서 발생한 그랜저 사고 등 2건의 급발진 주장 사고를 조사한 결과, 운전자 주장과 달리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 등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이었던 대구 와룡시장 그랜저 차량의 경우 사고기록장치가 부착돼 있지 않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과 협조하고 사고상황을 담고 있는 CCTV, 엔진제어 장치(ECU)를 분석해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합동조사반이 엔진제어장치를 반도체 분석·시험 공인기관인 QRT반도체에 의뢰한 결과에서도 엔진제어장치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합동조사반은 용인 풍덕천2동 스포티지 차량 사고도 사고기록장치(EDR) 분석결과, 운전자가 액셀레이터를 밟은 것으로 확인돼 차량의 급발진과는 상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결과를 내놨다.

류기현 자동차안전연구원 팀장은 "스포티지 사건은 운전자가 주차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으나 사고 5초 전부터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았고 속도는 사고 2초 전부터 갑자기 급가속했다"며 "제동장치는 작동하지 않았고 기계적인 결함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포티지 차량소유자인 이조엽(37)씨는 조사 자체가 제조업체에 유리한 쪽으로 이뤄졌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씨는 "엔진에 설치된 ECU에는 충돌시점에 시속 18㎞를 찍은 것으로 나왔는데 나중에 에어컨ECU에 설치된 EDR 데이터에서는 시속 36㎞로 기록되어 있는 등 결과 자체가 달랐다"며 "기기가 달라 측정값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게 기아차 측 주장이지만 공단 측에서는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10월 말 BMW와 현대 YF소나타 등 나머지 2건의 조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6건에서 원인이 규명되지 않으면 추가로 신고된 32건 가운데 사고기록장치가 부착돼 있으면서 소유자가 결과 공개에 동의한 건을 대상으로 연내에 추가 조사에 나서고 급발진 발생 가능 공개 실험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