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개장 D-32…업계, 기대보다 '우려'

2013-05-30     윤동 기자

초기 상장기업 30곳→20곳 축소
업계 "투자자 인센티브 방안 필요"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새 정부의 창조경제 핵심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중소기업 전문 주식시장 '코넥스'가 오는 7월1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마련 등 제도정비가 지지부진해 상장을 준비하던 업체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1일 개장 예정인 코넥스시장의 초기 참가기업은 20개 가량이 될 전망이다. 코넥스 지정자문인을 선정한 지난 3월 개장 초 30개 기업이 상장될 것으로 논의되던 것에서 크게 줄어든 숫자다.

이는 코넥스의 제도미비 탓이 크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인센티브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많은 기업들이 코넥스 흥행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

당초 금융위원회는 코넥스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책금융기관과 연기금 등 2300개 기관만 참여할 수 있던 기존의 방안에서, 100여곳의 벤처캐피탈과 3000여명의 엔젤투자자, 또 3억원 이상의 예탁금이 있는 자산가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했다.

하지만 예비투자자의 약정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이들 중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자를 제외하면 현재 기관과 개인 자산가는 코넥스에 투자할 만한 인센티브가 없어 이들을 끌어들일만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기관이나 자산가들을 확실한 이득이 없으면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기대에 크게 못미쳤던 기존 QIB나 스팩 등의 사업들과 차이점이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 같은 분위기는 파악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방안은 개장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른 시장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는만큼 일단 개장한 다음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거래가 부진할 경우 추가적인 인센티브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신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을 쏟아 초기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금융당국이 마련 중인 '성장사다리펀드' 등을 통해 거래 활성화의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것.

다만 코넥스시장의 초기 거래가 부진할 경우 이미지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의 경우 초기에 어떤 분위기를 타는지가 중요하다"며 "프리보드처럼 거래가 안 된다는 딱지가 붙으면 거래가 위축되고 기업들도 외면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