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G3"…LG전자, '눈물의 흑역사' 벗었다

2014-07-25     박지은 기자

2분기 영업익 전년比 26%↑…MC사업부 '흑자전환'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지독한 부진'에서 탈출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MC사업본부의 호실적에 힘입어 60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분기별 최대 기록이다.

LG전자가 24일 발표한 올해 2분기 매출은 15조3746억원, 영업이익 606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 영업이익은 26% 각각 증가했다.

특히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돋보였다. MC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액은 3조6203억원, 영업이익은 8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41% 각각 증가했다. 이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이다.

이날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애널리스트들은 정도현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에게 질문을 할 때마다 "2분기 실적 축하드린다"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LG전자가 드디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인다. 옵티머스 시리즈의 흥행 부진에도 굴하지 않고 G시리즈로 반전을 이루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쏟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옵티머스 시리즈의 부진…팬택에도 밀려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했다. 당시 LG전자는 기술력과 디자인, 트렌드까지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했고 팬택에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당시 LG전자가 제품 출시를 게을리 했던 것은 아니다. 회사는 '안드로이드 원', '옵티머스 Q', '옵티머스 원', '옵티머스 시크'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밀리언셀러를 달성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5개월 이상이었다. 옵티머스 LTE와 옵티머스 G의 경우 100만대 판매까지 출시 후 7개월이 소요됐고, G2는 5개월이 소요됐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2의 경우 출시 32일만에 100만대를 돌파했다. 

당시 LG전자의 제품력은 피처폰 시대 '초콜릿폰' 신화를 썼던 제조사로 보기에도 어려운 수준이었다. 또한 2010년 '갤럭시A'를 시작으로 2011년 4월 '갤럭시S2'를 출시한 삼성전자의 기술력도 따라잡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반전을 시작한 제품은 '옵티머스 LTE2' 부터였다"며 "당시 안드로이드 새 버전인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가 등장하면서 기존 UI, UX와 전혀 다른 디자인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본준 부회장의 'G 시리즈', 반전의 시작

LG전자는 일명 '회장님 폰'으로 불렸던 '옵티머스G'를 시작으로 반전의 기틀을 다졌다.

옵티머스 G는 △내장형 베터리(2100 mAh)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유니바디 디자인(뒷면 크리스탈 리플렉션 공법 적용) △안드로이드 4.0.4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이후 킷캣 업데이트 제공) 운영체제(OS) 등의 기본 사양을 갖춰 출시됐다.

또한 브랜드력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비 집행으로 2012년 9월18일 출시 후 같은 해 12월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옵티머스 G로 쌓아올린 이미지는 이후 출시된 대화면 스마트폰 '옵티머스 G프로' 등 후속 제품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된 'G2'가 초반 흥행에 부진을 겪으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적자세로 돌아섰다. 정도현 LG전자 사장(CFO)은 당시 상황에 대해 "지난해 상반기에 흑자를 내고도 G2 마케팅 비용 때문에 하반기에 적자를 거뒀다"며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적자폭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3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보였지만, 3분기 영업적자 80억원으로 돌아섰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1분기 영업적자 88억원까지 이어졌다. 당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던 전략스마트폰 'G2'가 예상했던 목표량을 채우지 못했던 탓이다.

◆ LG전자, G3로 '봄날' 이어갈까

정도현 사장은 전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현재 G3의 제품력이 여러 매체나 기관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고 우리가 거래하고 있는 사업자들로부터 전략제품으로 채택 받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3분기 G3 글로벌 확대 출시와 'G3 비트', 'G3 비스타' 등 G시리즈 하방전개 모델을 연속 출시해 보급형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며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G3에 대한 해외 언론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G3가 통신 부문 유명 저널리스트로 구성된 평가단의 심사를 거친 후 '그레이엄상 2014'에서 '올해 최고 스마트폰'으로 뽑혔다. 평가단은 G3의 크고 선명한 화면과 향상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합리적인 가격 등이 선정 이유라고 설명했다.

2분기 판매량 역시 G3가 힘을 보탰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스마트폰 판매량 1400만대를 돌파했다"며 "지난 5월 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3'와 보급형 'L시리즈' 등의 판매 호조 덕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다음 달 중 중국에서 G3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3대 국영통신사와 G3 판매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조만간 중국시장에 G3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