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10월 시행, 스마트폰 시장 달라지는 것은?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오는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휴대전화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휴대전화 유통 투명화를 위한 보조금 공시제, 분리요금제, 보조금 분리공시제 등 새로운 '룰'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 제조사들 판매장려금 '속살' 드러나나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휴대전화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자신이 받은 보조금의 출처와 세부 금액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보조금 분리공시제 시행으로 가장 심기가 불편한 쪽은 주요 휴대전화 제조사들이다. 주요 제조사들은 그동안 이통사 보조금 뒤에 숨어있던 제조사 보조금을 고스란히 밝히게 됐다.

고객이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받는 보조금은 이통사 개별 지원금과 단말기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이 합산돼 있는데 현재 제도상으로는 고객 스스로 이를 구분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분리공시제가 시행되면 이통사와 제조사가 지원한 보조금 액수를 고객이 확인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출고가가 86만6800원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5'을 보조금 30만원을 받고 구매할 경우, 고객은 "삼성전자 쪽에서 12만원, SKT가 18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설명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선을 25~35만원 범위 안에서 6개월 마다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27만원으로 고정돼 있던 보조금 상한제가 보다 유연하게 운용될 전망이다. 또한 대리점·판매점이 공시 금액의 15% 내에서 추가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는 최대 4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분리요금제, 보급형 스마트폰 호조세 탈까?

분리공시 시행으로 단통법의 핵심 요소인 분리요금제도 탄력을 받게 됐다. 전체 보조금 가운데 이통사 지원금 액수를 알아야 할인 요금율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분리공시는 분리요금제 시행의 필수 요건이다.

분리요금제는 이통사를 통해 단말기를 새로 사지 않고 중고 휴대폰을 쓰거나 인터넷 등에서 자체적으로 단말기(자급 단말기)를 산 소비자에게도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과도한 단말기 교체를 예방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

분리요금제가 시행되면 소비자의 선택폭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는 요금제에 신규 가입할 때 전에 쓰던 휴대폰을 계속 쓰고 싶어도 보조금 혜택 때문에 단말기를 새로 사는 소비자가 많았다.

또 휴대폰 이용이 많지 않더라도 단말기를 최저가에 구매하기 위해 비싼 요금제를 택하는 경우가 대다수 였다.

하지만 모든 고객이 예외 없이 보조금 혜택을 받는데다 단말기를 새로 사지 않아도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굳이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 고가의 새 단말기를 살 이유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보급형 스마트폰의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동통신 대리점 업주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면서 합리적인 요금제를 선택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보급형 모델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프리미엄 모델을 중심으로 형성돼온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한순간에 보급형 모델 중심으로 재편되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보급형 모델이 얼마나 만족시킬 지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