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금융권 뒤흔든 10대 뉴스는?

2014-12-18     이은선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연초에 터진 금융권 정보 유출 등의 사건사고로 올해는 정책적인 방향이 늦춰지고 뒷처리에 집중한 한해가 아니었나 돌아본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한국금융연구원이 18일 2014년 금융권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KB 사태, 우리은행 매각 난항 등 금융권 내부의 '사건 사고'부터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아베노믹스 등 대외적 변수도 주요 이슈로 꼽혔다.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바람과 지배구조 문제

올 1월 KB카드, NH카드, 롯데카드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우려가 확대됐다. 개인 성명과 주민번호, 주소 등 식별정보 9개와 카드번호, 결제계좌, 연소득 등 신용정보 9개 부문에서 총 8500만건 개인정보가 유출돼 사회적 혼란이 가중됐다. 각 카드사는 3개월의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고 사태에 직접 책임을 가진 주요 임원진에 중징계가 내려졌다.

KB금융지주는 하반기 들어 또 다른 악재에 직면했다. 국민은행 주 전산기 전환 관련 지주와 자회사 CEO, 이사회 등의 권한행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주회장과 국민은행장의 분열이 대외적으로 노골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회장과 국민은행장이 물러나고 이사진도 최근 전원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새 수장을 맞은 이후에도 LIG손보 인수 승인을 둘러싼 당국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향후 경영진과 이사진, 주주의 합리적 지배구조 정착도 난제로 남아있어 내년까지 후유증을 안고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우리금융 민영화의 핵심 과제인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30%) 및 소수지분(26,97%) 분할매각 무산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올 4월 증권과 자산운용, 생명, 저축은행 등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농협에 매각 완료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은행 지분을 희망수량경쟁입찰을 실시했다.

그러나 단독 입찰에 참여한 중국 안방보험의 유효경쟁 미달로 매각이 무산돼 당국의 매각 기준 및 절차에서의 허술함이 지적됐다. 최근 유력 인수후보였던 교보생명이 입찰 참여를 포기함에 따라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은 기한없이 연기됐다. 공자위는 잔여 지분 30%를 우량 투자자에게 분산 매각해 다수의 과점 주주를 형성하는 매각방식을 검토 중인 상태다.

◇금리 1% 시대…수익성 악화와 대부업 성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2.00%까지 인하하면서 정기예금금리가 1%대로 추락하는 등 1% 저금리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지난해 바닥을 찍은 금융기관들의 수익성 회복도 답보 상태다.

국내 은행 수익성은 지난해보다는 개선됐으나 3분기 ROA가 0.39%에 머물러 최근 10년간 평균치(0.65)를 크게 하회했다.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말 운용자산이률도 전년동기보다 0.19%p 하락한 4.60%에 머물렀다. 증권사의 분기 평균 순이익은 지난해 하반기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가 높아 업황이 악화될 경우 다시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도 거셌다. 상반기말 기준 시중은행의 희망퇴직 및 지점 통폐합에 따른 전년말 대비 임직원소 감소폭은 451명에 달했고 지점도 204개가 문을 닫았다. 증권업은 대형사 중심의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말 4만명에 달하던 임직원수가 상반기 말 3만7000명까지 줄었다. 보험업은 특히 생보사의 임직원수가 지난해말 대비 1848명이나 쪼그라들었다.

반면, 대부업의 영향력은 크게 확대됐다. 특히 상위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금리인하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대부규모를 적극 확대함에 따라 대부잔액 증가세가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2011년말 8조7175억원에 머물렀던 대부잔액은 지난해 말 10조160억원까지 치솟았다.

대부업계는 저축은행 인수에도 손을 뻗으며 향후 개인신용 대출시장에서 저축은행 간 경쟁 심화를 예고했다. 2011년 이후 구조조정된 30개 저축은행 중 대부업계가 5개를 인수했으며, 향후 5년간 대부잔액을 40% 이상 감축해 중장기적으로 대부업을 폐쇄하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韓·中·日 3대 노믹스와 美 QE 종료

한국, 중국, 일본의 엇갈린 경제 정책 추진 방향과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원화와 위안화의 직거래 시장 등 대외적 급변 요인도 국내 금융권을 강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수장으로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와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발표했다. 이후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가 급증함과 동시에 비은행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줄고 신용대출이 확대되는 등 잠재적 부실 위험이 확대되는 추세다.

장기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의 영향력도 컸다. 일본이 본원통화 증가목표를 종전 연간 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고 공적연금의 해외주식 보유비중을 12%에서 25%로 확대하면서 엔화 절하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시진핑 정부의 구조개혁을 대변하는 시지노믹스도 부패 척결 관련 조치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경기 둔화에 대응해 '미니 부양책'을 내놨다. 최근에는 경기 둔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예금 및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통화 정책을 단행했다.

미국은 고용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지난 10월 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중지를 결정해 양적완화를 사실상 공식 종료했다. 이에 지난 2012년 9월부터 지속돼온 국채 및 모기지 증권 매입이 종료되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추세다.

이외에도 지난달 29일부터 강화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실명제 시행과 이달 1일부터 공식 개설된 원-안화 직거래 시장 등이 올한해 금융권의 10대 주요 이슈에 포함됐다.

금융연구원 선정 금융권 10대 뉴스.
△카드사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개인 정보 보호의 강화 △KB 사태와 금융회사 지배구조 △예금금리 1% 시대 임박 △원-위안 직거래 체제 출범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과 잠정적 연기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 △노믹스 전성시대: 초이노믹스와 아베노믹스, 시지노믹스 △미국QE 종료 △금융실명제 강화 △대부업 영향력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