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본점 명품관' 시내면세점 후보지로…강점은?

2015-05-14     구변경 기자

"백화점 건물 전체 면세점으로 전환"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백화점 강남점과 본점을 놓고 시내면세점 후보지를 고심했던 신세계그룹이 '본점 명품관'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신세계그룹은 6월1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입찰을 앞두고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에 대한 특허신청을 내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룹 측은 '업(業)의 모태'이자 1930년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전환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신세계가 지향하는 '고품격 면세점'을 구현하기 위해 SC은행 건물은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신세계가 이처럼 그룹의 20년 숙원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룹의 모태이자 국내 유통산업의 발원지인 본관을 전격 후보지로 결정한 배경에는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면세점 공급이 절대 부족한 명동상권에 면세점을 설치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의 경우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오랫동안 줄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며 "신세계는 이같은 핵심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글로벌 경쟁력 갖춘 '고품격 면세점'

이번 시내면세점 후보지 선정의 포인트는 본점 명품관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한다는 점이다.

신세계가 선보일 면세점은 도보로 1층 접근이 가능한 단독건물 형태이며 규모는 연면적 1만8180㎡(5500평) 정도로 개발될 예정이다.

화려한 근대건축의 모습을 재현한 중앙계단, 앤틱 스타일의 엘리베이터, 내부자재 등 모든 것이 VIP 고객을 위한 시설과 인테리어, 서비스로 설계된 건축물이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에게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쇼핑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기존 명품관 예술작품들과의 시너지로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이란 청사진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명품관 6층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은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야외로 확장된 갤러리'라는 콘셉트로 설계됐으며 제프 쿤스, 헨리 무어, 호안 미로 등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나아가 신세계그룹의 시내면세점은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에도 나선다. 개별 관광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 데스크, VIP 룸 등을 조성해 기존 면세점과 달리 품격 높고 쾌적한 면세점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설치 등을 검토해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도 모색키로 했다.

◆ 면세점 건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

도심 핵심 관광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걸어서 쉽게 면세점을 방문할 수 있을 만큼 최적의 입지 경쟁력도 갖췄다.

자유여행을 즐기는 개별 여행객들의 경우 남산이나 명동에 들렀다가 걸어서 방문할 수 있는 입지에 신세계면세점이 마련되면 쇼핑 만족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그룹 측은 기대하고 있다.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 격이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접할 수 없었던 차별화된 면세점 모델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본점 본관은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로 건축 초기의 모습으로 최대한 복원돼 있어 역사적 가치를 되살렸단 평가를 받고 있다. SC은행 건물은 1935년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외국계 은행 소유의 건물이었지만 신세계가 최근 외국자본으로부터 850억원을 투자해 되찾았다. 또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여기에 맞은편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역시 서울 시내에서 몇 안되는 20세기 초 근대 건축물이기 때문에 신세계면세점 방문 자체가 서울의 근대 건축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코스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개별여행을 즐기는 도보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여서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국내 1호 전통시장 '남대문시장' 활성화 기대

신세계가 백화점 본점 본관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확정함에 따라 국내 1호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의 실질적인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남대문 시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근지역인 명동상권에 비해 고객수 감소로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인 명동은 최근 5년간 방문율이 10.3%p 높아졌으나, 남대문 시장은 오히려 16.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명동상권과 남대문시장의 브릿지 역할을 수행해 남대문시장의 부활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신세계그룹은 남대문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케팅, 상품개발, 매장운영 등의 노하우도 제공해 적극적으로 시장 살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단체여행객과 더불어 개별여행객들 역시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돼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차별화 관광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예컨대 전통문화 퍼레이드를 정기적으로 시장 안에서 개최하고 관광 가이드 전담인력을 채용해 외국 관광객들에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남대문시장의 역사를 소개하고, 신세계면세점에 '무형문화재 장인상품 전문존'을 만들어 전통상품과 전통시장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관광명소를 구현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