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컨소, 1조원 규모 신고리5·6호기 수주

2015-06-04     성재용 기자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삼성물산(51%), 두산중공업(39%), 한화건설(10%) 등으로 구성된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올해 공공플랜트 최대어로 꼽히는 '신고리5·6호기 주설비공사'를 수주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수력원자력을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로 진행된 신고리5·6호기 주설비공사와 관련, 입찰사의 기술제안서와 입찰가격을 종합평가한 결과 삼성물산 컨소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는 삼성물산 컨소를 비롯해 대우건설과 관련 시공능력 1위인 현대건설, 미실적사인 포스코건설이 컨소를 구성해 참여했으며 대림산업, SK건설, 경남기업 등 3개사로 구성된 대림산업 컨소도 입찰에 나섰다.

신고리5·6호기는 원전 1기당 1400㎿급 용량으로 건설될 예정으로, 한국형 3세대 신형원전인 APR-1400이 적용된다. 본격적인 공사는 오는 12월 초 시작될 예정이며 5호기는 2021년 3월, 6호기는 2022년 3월께 준공될 예정이다. 당초 사업 추정가격은 1조4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됐으며 삼성물산 컨소는 1조1775억원에 수주했다.

특히 이번 입찰은 국내 원전사업으로는 최초로 가격이 아닌 기술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최고가치낙찰제가 도입돼 시작부터 관심을 끌었다. 최고가치낙찰제는 기술제안 입찰방식으로, 입찰가격(20%)보다 기술능력(80%)에 더 많은 점수를 배점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낮은 가격을 쓰면 사업자가 유리한 최저가입찰제를 진행해왔지만, 원전 납품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2013년부터 도입됐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원전건설 최초로 최고가치낙찰제를 시행한 만큼 신고리5·6호기는 안전과 품질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원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삼성물산 컨소의 수주는 업계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대우건설 컨소와 함께 2파전으로 압축되기는 했지만, 국내 최대 원전건설사인 현대건설이 APR-1400에 대한 설계와 시공경험을 보유한데다 대우건설 역시 최근 들어 플랜트 건설에 힘을 많이 더하면서 경쟁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컨소는 ‘주기기의 시너지’라는 장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타 컨소의 경우 건설사와 손을 잡았지만, 삼성물산은 두산중공업과 진영을 구축하면서 APR-1400 시공경험과 주기기 제작 및 시공일원화라는 경쟁력을 강조할 수 있었다. 여기에 현대건설이 바로 직전에 컨소 대표사 자격으로 수주한 신한울1·2호기의 입찰조건에서 '후속 국내 원전에 연속 대표사 참여는 불가하다'는 조항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