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물갈이' 임원 인사…배경은?

김병헌 사장 외 요직 'KB맨'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종전 LIG손보에서 새롭게 출범한 KB손해보험이 상당폭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병헌 KB손해보험 사장의 연임은 확정됐지만, 요직은 모회사인 'KB맨'들로 전진 배치됐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KB손해보험은 출범식 진행 후 임원인사를 사내에 발표했다. 이번 임원 인사로 박병명 상근감사위원, 이호영 경영관리총괄 전무(CFO, CCO 겸직), 심재웅 최고리스크관리자 상무보(CRO), 박태근 인사총무담당 상무, 박주천 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 강두석 해외사업담당 상무보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일단 예견됐던대로 김 사장은 연임이다. KB손보의 영업총괄 사장, 법인영업 총괄 부사장, 경영 지원 총괄 부사장, 경영기획담당 전무등을 역임한 김 사장은 매각 발표 이후 M&A가 지연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직을 견실하게 이끌어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요직으로 꼽히는 상근감사위원, 경영관리부문(CFO), 최고리스크관리자(CRO)는 KB금융 쪽 인사로 채워지게 됐다. 신응호 전 금융연수원 부원장, 허정수 전 KB국민은행 재무본부장 상무, 신현진 전 KB국민은행 리스크 담당 등. 이는 KB금융의 '성과주의' 기반의 조직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겸직이었던 방카슈랑스 업무는 하나의 부문으로 독립시켜 KB국민은행 WM사업부 상무대우에서 KB손해보험으로 자리를 옮긴 조태석 상무가 맡게됐다. KB국민은행과 KB손보가 협력해 방카슈랑스에서 강력한 드라이브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KB손보 측은 △방카슈랑스 점유율 확대 △방카슈랑스 상품 라인업확대 △복합점포 활성화 등의 시너지 방안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두 개 였던 방카슈랑스 상품(LIG 매직파워안심저축보험Ⅱ, LIG 매직연금저축보험)도 늘어날 전망이다.

퇴임한 이호영 전무가 맡았던 CCO 업무는 홍성준 고객지원 본부장이 새로 선임됐다. 특히 고객지원업부는 김병헌 사장 직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사장이 직접 고객지원 업무를 관리하는 만큼 고객지향적 마인드를 강화 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한편 과거 법인영업총괄 전무는 법인영업부문장, 해외사업본부장 직을 동시에 수행하게 됐다. IT(CIO), 정보보호담당(CISO)이었던 김형직 상무는 겸직이 해제돼 정보보호본부장직(CISO)만 맡는다. 이에 따라 IT팀장이었던 이인오 부장 직대가 IT본부장으로 승진했다. KB손보는 향후 고객이 직접 인터넷으로 체결하는 계약의 비중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임원인사를 두고 보험업계는 '예정된 물갈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지주에 KB손보가 편입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기존 KB손보 임원들은 퇴임 가능성을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며 "인수합병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 임원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게 관행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주의로 대변되는 KB금융의 그룹 문화에 편입된 KB손보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