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美 물가지표 하락+위안화 강세에 급락 마감

2015-09-11     이은선 기자

"FOMC 앞두고 다음주도 변동성 장세 예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원·달러 환율이 미국 물가지표 하향세 지속과 함께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통화 강세 등으로 급락했다. 장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도 원화 약세 압력을 제한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내린 1183.0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9.9원 내린 1184.5원에 마감됐다. 전장 개장시각  120.65엔에 거래됐던 엔·달러 환율은 마감시각 120.75엔으로 상승했다. 외환은행 고시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같은시각 100엔당 980.87원을 나타냈다.

밤새 발표된 미국의 8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8% 하락해 예상치(-1.6%)를 하회했다. 7월 도매재고는 전월비 0.1% 감소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급여 신청자수는 전주대비 6000명 감소한 27만5000명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는 금리 결정 불확실성과 애플 주가 및 유가 상승으로 전일대비 0.5%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다.

고용 및 경기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미 9월 금리 인상 경계감이 약화돼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일본에서는 야마모토 고조 자민당 의원이 10월 추가 완화 기회 발언으로 엔화는 큰 폭 하락했다.

이날 장중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일 기준환율을 전일대비 위안화 가치를 0.083% 절상한 달러당 6.3719위안으로 고시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만장일치 동결했다.

서울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3.0원에서 급락 출발한 뒤 장 초반 1185원선까지 상승했으나, 재차 레벨을 낮추면서 오전 10시 40분 1181.4원에서 저점을 찍었다. 이후에는 다소 레벨을 높여 1183~1185원선을 유지하다 오후 2시 6분 1186.0원에서 고점을 찍고 다소 레벨을 낮춰 1184.5원에서 마감됐다.

마감시각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1.06% 하락한 1941.37포인트를 나타냈고, 외국인은 560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27거래일째 매도 추세를 이어갔다. 오후 2시 9분(현지시각)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0.96% 하락한 3167.2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밤새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가 큰 폭의 강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통화가 대부분 강세를 나타냈다"며 "이날 금통위에서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스탠스를 확인하면서 추가 완화 기대에 따른 상승 압력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팔면서 장중 낙폭은 일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뉴욕증시 상승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이 급락 출발했다"며 "장 초반 저가 매수가 다소 유입되다가 기준금리 만장일치 결정으로 낙폭을 크게 줄이지 못한 채 마감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16일~17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환시에서도 달러화가 강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주요국 증시 향방에 따른 추가 하락 여지도 아직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승지 연구원은 "다음주 FOMC를 앞두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기는 어렵다"며 "14일부터는 반등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문일 연구원은 "FOMC 전 뉴욕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면 달러화가 횡보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금리 인상이 결정되기 전과 후의 장이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