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망, 2020년까지 전면 재구축…운영시간 연장
원·위안화 동시결제시스템·차액결제시점 조기화 추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간 거액 자금 거래 결제시스템인 한은금융망(BOK-Wire)을 오는 2020년까지 전면 재구축한다. 은행 영업시간 이후 몰리는 거액 결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원·위안화 동시결제시스템도 마련한다. 금융기관의 차액결제리스크를 감축하기 위해 차액결제주기도 단축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12일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지급결제 규제 체계가 형성되는 가운데 장기적인 시각에서 지급결제제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오는 2020년을 목표로 '중장기 지급결제업무 추진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3대 전략목표로 △금융안정을 위한 지급결제인프라 확충 △지급결제 혁신과 발전 도모 △중앙은행 기능의 효과적 수행 등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기존 한은금융망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국외 인프라와의 연계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업무프로세스 개선과 최신 IT기술 도입을 통해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한다. 오는 2017년까지는 업무 체계 및 절차에 대한 심층분석을 거친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산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긴 글로벌 거액결제시스템의 운영시간 연계성을 확장하고 마감시간대의 결제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한은금융망 운영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8시간 30분간 운영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지급결제시스템 운영기관과 참가기관들의 협조가 필요해 의견 수렴 뒤 추진할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오후 9시부터 익일 오후 6시(21시간 30분)까지, 유럽연합은 오후 7시 30분부터 익일 7시까지(23시간 30분), 일본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10시간 30분)운영된다.
위안화 결제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청산·결제인프라의 고도화를 추진한다. 청산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가운데 원·위안화 동시결제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동통화 동시결제시스템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단계별 일정은 거래규모 증가 속도 등을 감안할 예정이다.
또 소액 지급결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소액결제제도의 편의성과 안전성 제고 방안도 마련한다. 새로운 지급서비스기관의 시스템 참여를 지원하고, 일부 소액결제시스템의 자금이체 소요시간 단축도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키로 했다. 혁신적 전자지급서비스의 잠재적 리스크 예방을 위한 감시방안과 전자금융 보안대책 평가도 실시한다.
차액결제시점을 익일에서 당일로 조기화하거나 차액결제를 일중 여러 차례 실시해 결제리스크 노출시간과 규모를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익일 오전 11시 1차례에 걸쳐 차액결제를 진행하고 있어 최대 35시간이 리스크 노출시간이 된다. 호주와 스웨덴은 실시간 차액결제가 가능하며, 영국과 싱가포르는 각각 영업일 3회, 2회로 리스크 노출시간이 15~16시간 내외다.
이외에도 한은은 새로운 지급서비스 제공자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PFMI 등 국제기준 정착과 지급결제 혁신에 대응해 시스템에 대한 감시업무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28개 금융기관 및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의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글로벌 지급결제분야 이슈 논의에도 적극 참여한다.
이번 전략 추진 배경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핀테크 확산과 금융소비자의 행태변화 등에 따라 혁신적 지급서비스가 확산되고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지급결제 규제 체계가 형성되는 등 지급결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하에서 국내 지급결제제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업무추진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