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도 VR 시대…현대·기아차, 제네바서 공개
랠리카 WRC 4D 시뮬레이터 공개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뉴 기아아이 전시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상현실(VR)로 대박을 터트린 데 이어 현대·기아차가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첨단 VR 기술을 선보인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VR 기술을 동원해 차량 성능을 보여주는 완성차 업체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오는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공식 개막하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WRC 랠리와 자율주행 기술 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VR 시설을 전시한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신형 i20 월드랠리카를 기반으로 한 WRC 4D 시뮬레이터를 전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2014년 프랑스 랠리 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한 초기 버전의 WRC 4D 시뮬레이터를 공개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2015 핀란드 랠리를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화질이 대폭 개선된 시뮬레이터를 전시한 바 있다.
프랑스 랠리 영상은 보조드라이버 좌석에서 해당 랠리를 체험하는 형태의 영상물이다. 핀란드 랠리 영상은 드라이버와 보조드라이버가 모두 탑승한 상태를 촬영해 실제 랠리와 동일하게 드라이버-코드라이버가 함께 운영하는 랠리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전시될 WRC 4D 시뮬레이터는 프랑스 랠리와 핀란드 랠리를 모두 경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형 i20 월드랠리카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전 시뮬레이터와 차이가 크다.
신형 i20 월드랠리카는 외관 업그레이드를 통해 역동성이 한층 강화되고 다양한 노면을 고려한 전용 서스펜션과 차량 저중심화, 타이어별 중량 배분 최적화 등을 통해 WRC 랠리에서 최고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맞춰 현대차는 관람객들에게 전시되는 시뮬레이터의 하우징을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박람회)에서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체험존'과 자율주행 영상 체험이 가능한 미래형 칵핏인 '뉴 기아 아이(New Kia x i)'를 제네바 모터쇼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체험존에서는 관람객들이 자율주행 상황을 가정한 영상물 '프로젝트 쏘울(Project Soul)'의 주인공이 돼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쏘울은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쏘울이 긴급제동 시스템(AEB),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상처를 입고 괴한에게 쫓기는 주인공을 구출한다는 내용을 구현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이다. 관람객들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한 상태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체험존은 최근 기아차가 올 뉴 K7 시승행사에서 국내 언론인에 공개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래형 칵핏인 '뉴 기아 아이'는 관람객들이 자율주행 영상 체험을 통해 관련 선행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뉴 기아 아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차량 시스템을 이용해 집안 조명, 냉·난방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스템' 차량에 내장된 자체 지불(Payment) 기능으로 주유소·톨게이트 비용 등을 자동으로 결제하는 '자체 지불 시스템' 등 첨단 IT 기능을 체험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체험하기 힘든 WRC 랠리와 자율주행 기술, 미래 선행기술 등을 가상현실로 구현한 전시물을 통해 관람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유럽 고객이 현대·기아차의 기술력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