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사채 만기 연장 실패…채권단 "자율협약은 추진"

2016-03-17     황준익 기자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이 12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 만기 3개월 연장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현대상선은 17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176-2회 무보증사채'를 보유한 사채권자 대상 사채권자집회에서 전체 사채권(1200억원) 중 74%가 참석했지만 가결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안건은 전체 사채권의 3분의1 이상 참석, 출석 사채권의 3분의2 이상 동의가 충족돼야만 했다.

현대상선 측은 "회사의 기대와 달리 사채권자들의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해 만기연장이 부결됐다"며 "선주, 채권자, 주주,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고통분담을 해야만 회사가 회생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사채권자의 반대로 안건이 부결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은 추후 일정을 고려해 4월 만기 공모사채 뿐만 아니라 모든 공모사채에 대한 사채권자집회를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협약채권자의 출자전환을 비롯한 채무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및 채권단은 이날 무보증사재 만기연장 실패에도 조건부 형식의 자율협약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오는 22일 채권단 회의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자율협약은 기업이 일시적인 유동성 및 신용위기로 도산 위기에 처했을 때 채권단이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 현대증권 매각 등 현대상선의 자구안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에 따라 재무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해외 선주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함으로써, 용선료 협상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용선료 인하 협상 및 현대증권 매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협약채권자와도 자율협약을 추진 예정"이라며 "향후 사채권자집회에서는 회사와 사채권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사채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