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건설사 매물…흥행은 '지지부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건설사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새주인을 찾은 건설사는 한두곳에 불과해 먹을 것 없는 잔치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에 동부건설과 동아건설산업, 경남기업과 삼부토건 등 10여개 건설사가 M&A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일 진행된 동부건설 본입찰에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등 2곳이 참여했다. 관심을 모았던 중견 건설사들은 모두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앞서 동부건설은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9곳 가운데 유암코, 파인트리자산운용, 동일, 키스톤PE 등 6곳을 인수적격후보로 선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 가격 측면에서 키스톤 PE가 유암코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확실시된다.
동부건설은 시공능력순위 25위 중견 건설사로 건축, 토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상장사다. 지난해 M&A 시장 매물로 등장해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다.
지난해 시공능력 65위의 동아건설산업에 대한 본입찰도 이날 실시된다. 앞서 지난 3월22일 동아건설산업 매각 예비입찰에는 전 동아건설 출신들로 구성된 신일컨소시엄 등 총 8개 업체가 LOI를 제출했다.
지난달 29일 매각공고가 나간 경남기업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오는 27일까지 접수한다. 예비실사 기간을 거쳐 다음달 30일까지 인수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법원은 이르면 9월 중 투자본계약(SPA)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경남기업은 베트남에 있는 '랜드마크72' 빌딩의 채무관계를 소멸시켜 채무 리스크를 해소한 점이 M&A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부토건도 현재 3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상태다. 11일까지 예비실사를 거친 후 18일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삼부토건은 매각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서울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 공매에 성공하며 매각 가능성을 높였다.
이 외에 지난해 매각에 한차례 실패한 우림건설, STX건설 등이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건설사들에 대한 매각이 줄을 잇고 있지만, 올해 정작 주인을 찾은 곳은 지난 3월 호반건설 품에 안긴 울트라건설 뿐이다. 올해 상반기 우림건설과 STX건설 등은 매각에 실패했으며 극동건설은 세운건설과 끝없는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일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인수하기로 하는 본계약을 맺은 성우종합건설의 경우 이달 중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얻어야 하는 관계인 집회를 남겨놓은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데다 건설사들의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M&A 작업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에서 매물이 쏟아져 나온 만큼 인수후보자들의 흥미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공능력 등 매물로 나온 다른 건설사들과 차별화된 장점이 없으면 주인 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