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MSCI 선진지수 편입 재출사표

2016-05-23     남궁영진 기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에 2년 만에 출사표를 던진다.

한국은 지난 2008~2014년에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하지만 해당 요구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물거품 된 바 있다. 작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까지 제외됐다. 한국 주식시장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돼 있다.

23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가 한국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충족해야 하는 요구 조건은 외국인 통합결제계좌 도입과 원화 환전성 불편 해소, 한국 주식 시세 활용권 등이 거론된다.

우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관찰대상국 편입이 작년보다는 무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도입이라는 큰 산을 하나 넘었기 때문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쟁점 사안 중 외국인 투자자 ID 시스템 문제가 하나 해결됐고 정부가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식·외환시장 거래 시간도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에 관찰대상국에 들어갈 가능성은 작년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외국인 투자자의 통합결제계좌를 허용하기로 하고 이달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 내년부터 전면 도입키로 했다.

그러나 원화 환전성 불편 해소 문제와 주식 시세 활용권 문제 등은 아직 갈 길이 구만리다.

MSCI는 24시간 원화 거래 시장 개설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정적 외환 관리가 정책 목표인 정부로서는 MSCI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는 대신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중국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 원화 환전의 불편함을 덜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전 선진지수 편입 도전에서도 높은 장애가 됐던 한국 주식 시세 활용권 문제도 여전히 MSCI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MSCI는 시세 데이터를 활용, 파생상품을 만들어 타국 거래소에 팔고 싶어하지만, 국내에선 이를 금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선진지수 편입이 아니라 관찰대상국선정 단계이기 때문에 MSCI의 요구를 100% 충족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앞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때에도 MSCI와 비슷한 요구가 있었지만 한국 특성상 요구 조건을 모두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바 있다"며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CI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 여부는 다음 달 15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