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지방 5대광역시 아파트시장 '흐림'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하반기 지방 5대광역시 아파트 시장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과 달리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와 지수들의 흐름이 좋지 않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현재 부산을 제외한 지방 5대광역시 아파트 시장은 △매매가 변동률 △매매거래량 △청약 1순위 마감단지 △미분양 △가격 전망 등 5개 지표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1~6월) 5대광역시 월간 매매가 변동률은 3월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부산을 제외한 4개 광역시들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한차례 이상 기록했다. 대구는 6개월, 대전은 5개월 가량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매매거래도 감소했다. 온나라부동산포털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5월까지 지방 5대광역시 아파트거래량은 5만1008건으로 작년 동기(8만1878건)대비 37.7%(3만879건)가 감소했다.
가장 감소폭이 큰 곳은 대구로 1만7878건에서 7502건으로 58%가 줄었다. 이어 광주가 1만4970건에서 7924건으로 47.1% 줄었다. 울산도 1만건에서 6700여건으로 34%가 줄어들었다. 부산 29.6%, 대전 14% 등과 비교해서 감소폭이 비교적 큰 편이다.
청약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올 상반기 분양단지 63곳(임대제외) 가운데 청약 1순위 마감단지는 58곳으로 마감비율은 92.1%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54곳 가운데 51곳이 1순위에 마감 돼 마감비율은 94.4%였으며 하반기 분양한 83곳 가운데 77곳이 1순위에 마감, 마감비율은 92.8%를 기록했다.
고르게 청약을 하지 않고 특정지역, 단지로 몰렸고 시장이 불안정해 지면서 안정적인 곳에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분양은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통계누리 미분양 통계에 따르면 5월까지 누적 미분양은 울산이 가장 많은 1609가구를 기록했다. 광주도 5월 들어 1049가구로 울산에 이어 증가폭이 컸다.
권일 리서치팀장은 "계약으로 연결 가능성이 높은 1순위자의 청약 마감이 줄어들면 그만큼 미분양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상대적으로 입지나 가격경쟁력이 낮은 단지는 시장의 호황일 때보다 판매속도가 늦어진다. 여기에다가 신규 공급이 또 이뤄지게 되면 판매는 더욱 어려워져 미분양 적체가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격도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에 따르면 부산을 제외한 4개 광역시 모두 100을 하회하고 보합, 하락 의견이 우세했다.
지역별로 대구의 경우 '약간하락' 의견이 63.8%로 하락 전망이 우세했고 울산도 40.2%로 하락 응답비중이 높았다. 지난 5월 조사 결과도 하락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현장에서 공인중개사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셈이다.
권 팀장은 "상반기 시행된 여신심사강화, 7월들어 시행된 중도금대출 규제 등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하반기 중으로 소비자들을 시장에 끌어들일만한 호재가 없이는 이들 광역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쉽게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반기엔 상반기에 했던 것 보다 더욱 꼼꼼한 자금계획과 상품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며 소위 돈이 될 만한 곳 위주로 거래시장이 협소해 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