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순국제투자 2300억달러 돌파…외채도 안정적
단기외채비율 1년 만에 소폭 상승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 잔액이 2300억달러를 넘어섰다. 대외에 갚아야할 돈보다 회수할 투자금이 그만큼 더 많다는 의미다. 사상 최장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서 벌어들인 외화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외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6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잔액은 전년말대비 213억달러 증가한 2341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국제투자는 내국인의 대외 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차감한 지표다. 순국제투자잔액은 지난 2014년 3분기 사상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서 대외 부채보다 자산이 많은 '순자산국' 전환했다.
이는 우리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기조를 이어가면서 쌓인 풍부한 외화유동성이 대외 부채를 갚고, 대외 투자를 확대하는데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국인이 대외에 투자함으로써 발생하는 대외금융자산은 2분기중 260억달러나 급증한 1조1938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분인 대외금융부채는 47억달러 증가한 9597억달러에 그쳤다.
대외 증권투자의 경우 실제 투자 규모가 162억달러 늘면서 전체 잔액도 분기중 165억달러 급증한 262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부채성 증권이 112억달러, 지분증권은 52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투자규모는 65억달러 늘었지만,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비거래 요인으로 22억달러 줄었다. 이에 2분기 직접투자잔액은 총 43억달러 증가한 293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대출과 무역신용, 현금·예금 등의 기타투자는 76억달러 증가한 반면, 파생금융상품은 24억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는 전분기대비 47억달러 증가한 9597억달러에 그쳤다. 거래 규모 자체는 늘었지만, 국내 주가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비거래적 요인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2분기중 코스피 지수는 1.3% 하락했고, 원화 가치는 미 달러화 대비 1% 떨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잔액은 5659억달러로 10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거래요인이 23억달러 늘렸지만, 비거래요인에서 13억달러가 줄었다.
직접투자도 17억달러 증가한 1804억달러에 그쳤다. 거래요인은 45억달러 늘었지만, 비거래요인에서 28억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는 분기중 33억달러 증가했지만, 파생금융상품에서는 13억달러 순감했다.
외채 건전성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중 순대외채권 잔액은 전분기보다 188억달러 증가한 7495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만큼 대외에 갚아야할 돈 보다 받아야할 돈이 늘어난 것이다.
빌려준 돈에 해당하는 대외채권은 분기중 188억달러 증가한 7495억원으로 늘었다. 주로 장기채권(+110억달러)과 증권사 등의 기타부문(+180억달러)에서 대외 채권이 크게 늘었다. 빌린 돈을 의미하는 대외채무의 경우 전분기보다 25억달러 늘어난 3918억달러였다. 단기외채(+27억달러)와 예금취급기관(+27억달러) 부문에서 주로 늘었다.
외환보유액에 해당하는 준비자산은 분기중 증감이 미미해 전분기와 같은 3699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단기외채는 차입금을 중심으로 증가한 반면, 준비자산은 같은 규모에 머무르면서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전분기보다 0.7%p 상승한 28.9%로 높아졌다. 이는 위기 발생 시 대외지급능력을 파악하는 지표다.
단기외채가 소폭 늘었지만, 장기외채는 2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2분기 이후 1년 만에 처음 상승했다.
홍경희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차장은 "2분기중 단기외채 비중이 소폭 높아지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며 "높은 순대외채권·순국제투자 잔액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