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은행 가계대출, 9월에도 6兆 급증 '평년 4배'
低금리에 주택시장 활황…주택담보대출 증가 지속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9월에도 평년 수준의 4배에 달하는 급증세를 거듭했다. 저금리 기조로 주택시장이 활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파트 집단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9월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4000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월(8조6000억원)대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증가폭이지만, 지난 2010년~2014년 9월 평균 증가규모가 1조6000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평년의 4배에 달하는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9월중 5조3000억원 증가한 517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전월(6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9월 수치만 놓고 보면 지난해(+6조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평년(+1조9000억원)과 비교해서도 3배 가량 많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거래량이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집단대출 취급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 아파트거래량은 9월중 1만1000호를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중 거래량이 1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전년 대비해서도 21.4%나 증가한 수치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도 이어졌다. 9월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항목은 전월대비 8000억원 증가한 16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추석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2조5000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수치지만, 각각 2000억원 증가에 그쳤던 지난해와 2014년에 비해서는 4배나 많은 증가폭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와 부채비율 관리 노력 등으로 전월대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9월중 은행 기업대출은 전월대비 1조8000억원 증가한 75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2조원) 대비 증가세가 소폭 줄어들었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분기말에 따른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와 일부 기업의 부채비율 관리 목적의 일시 상환 등으로 전월대비 3000억원 감소한 164조원에 그쳤다.
중소기업 대출은 2조1000억원 증가한 58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는 7월과 8월에 이어 9월에도 2조2000억원 증가한 256조원을 나타냈다.. 9월중 회사채는 만기도래 규모 확대로 1조5000억원 순상환됐고, CP는 일부기업의 만기상환 등으로 1000억원 순상환됐다. 주식은 3000억원 발행에 그쳐 전월(7000억원)대비 발행 규모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