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40원선 반납…석달 반 만에 '최저치'

2017-02-23     이은선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원·달러 환율이 석달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달러화 약세 유도 발언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3월 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여파다. 투자심리도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장중 1140원선 지지가 무산된 데 따른 고점 인식 매물이 하락 압력을 더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내린 1139.7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5.3원 내린 1137.3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8일(1135.0원) 이후 석달 반 만에 최저치다.

미국 신 행정부의 달러화 약세 유도 발언을 반영해 이달중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밤새 발표된 1월 FOMC 의사록에서 3월 금리 인상의 직접적 힌트가 제공되지 않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했다.

개장 이후 낙폭을 줄인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2분 1141.9원에서 고점을 기록했으나, 재차 하락세로 돌아서1138원선까지 내려왔다. 오후 들어서는 한 차례 더 레벨을 낮춰 2시 35분 1135.3원에서 바닥을 찍은 뒤 1137.3원에서 최종 마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정오를 전후로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FX스왑레이트 하락에 대해 공식화한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총재는 "스왑레이트가 하락하면서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재정 차입 목적으로 국내 채권투자를 늘리는 움직임을 부분적으로 보니터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322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피 지수도 0.05% 상승 마감해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을 더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아시아장 들어 달러화 지수가 약세로 빠진 가운데 1140원선을 반납하면서 상단 대기 물량이 많이 출회됐다"며 "총재 기자회견에서 최근 FX스왑레이트 낙폭이 커져 외국인들의 재정거래 유인이 커졌다는 질문이 나온 이후 공급 우위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된 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