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흑자폭 '1년來 최소'…여행수지·外人 배당 영향

2017-06-05     이은선 기자

상품수지는 120억달러 육박…배당지급 '사상 최대'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4월 경상수지가 40억달러 흑자에 그쳤다. 1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기업 실적 호조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 지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여행객 급증과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여행수지 적자폭도 크게 확대된 여파다. 상품수지의 경우 반도체 호황의 영향으로 흑자폭이 120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4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57억5000만달러)대비 30% 축소된 규모로, 지난해 4월(37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었다.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3월 이후 61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상품수지의 경우 수출 회복 흐름을 타고 10개월 만에 최대 흑자폭을 기록했다. 4월 상품수지는 119억3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6월(128억)이후 가장 컸다.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9.2% 급증한 482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362억7000만달러)은 수출보다는 다소 낮은 18.6%의 증가폭을 보인 영향이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선박 수출이 106.2% 급증했고, 반도체도 59.1% 증가했다. 기계류 및 정밀기기(31.3%)과 철강제품(30.1%) 수출도 크게 늘었다.

반면,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경상수지 흑자폭도 쪼그라들었다. 4월 서비스수지는 23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 여행객이 4월 2000만4000명을 돌파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도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진 탓이다.

4월중 여행수지는 12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체 적자폭을 주도했다. 전년동월(5억3000만달러)대비 두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연구개발이나 전문 경영컨설팅서비스 등으로 구성된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도 11억달러 적자를 냈다. 가공서비스(-5억6000만달러)와 운송(-1억3000만달러) 수지도 적자를 이어갔다. 건설의 경우에만 5억3000만달러 흑자였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사드 관련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여행 조치가 내린 것이 지난 3월 15일"이라며 "4월에는 한달 내내 제한조치의 영향을 받아 중국인 관광객이 66.6% 감소하면서 여행 수입이 3억8000만달러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여행 지급은 전년동월대비 3억달러 가량 늘어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50억3000만달러 적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5억9000만달러)대비해서는 10배 가량 급증한 수치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지분투자가 늘면서 4월중 기업들의 해외 배당지급이 크게 늘어난 여파다. 이에 배당소득수지 적자는 53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이전소득수지도 5억3000만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최 팀장은 "지난해 우리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외국인의 보유주식도 2015년 5056억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5474억달러로 급증했다"며 "여기에 최근 들어 주주들이 배당수익률을 높여달라는 요구들이 많아진 점도 해외 배당지급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