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 첫 성적표는?
빅3 전년比 ↑…"롯데제과 빙과류 이익개선 폭 가장 커"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지난해 시행한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 효과로 국내 빙과업계 빅3 모두 일제히 이익이 개선됨에 따라 일단 초기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소매상점이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80% 할인', '아이스크림 1+1' 등의 문구로 아이스크림을 할인해오자, 빙과업계는 비정상적인 상시할인에 따른 납품단가 하락으로 매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며 '아이스크림 정찰제'라는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아이스크림 정찰제'는 바 아이스크림에 권장소비자가를 표기해 빙과류 납품단가를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수년 전부터 이어온 무더운 여름날씨에도 불구하고 커피, 빙수 등 류 대체재로 꼽히는 디저트류의 매출이 급증하고 유통업체별로 아이스크림 할인제를 시행하면서 빙과업체들은 성수기 덕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또 권장소비자가격이 제대로 표시되지 못함에 따라 유통업계의 요구로 덤핑 납품이 계속되면서 아이스크림은 최고 90% 할인되는 등 이른바 싸구려 미끼 상품으로 전락했다. 이에 빙과업계는 아이스크림 브랜드에 대한 신뢰 회복과 동시에 이익 개선 목적으로 가격 정찰제 시행을 밀고 나갔다.
지난해 9월부터 롯데푸드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50여 가지 종류의 빙과류 제품 중 '돼지바'를 비롯한 14개 아이스바 전 제품에 가격을 표시했고, 롯데제과는 20여 가지의 바 아이스크림 제품 중 '스크류바', '죠스바', '수박바' 등 13개 제품에 우선적으로 가격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빙그레 역시 '메로나'를 비롯한 8개 전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했으며,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제품에 가격을 표시해 온 해태제과 역시 8월 4개 제품에 아이스크림 정찰제를 추가로 적용했다.
아이스크림 정찰제가 시장에 확산되며 빙과업계의 실적 개선세가 뚜려해졌다.
국내 최대 빙과업체인 롯데제과의 올해 1분기 빙과부문별 매출액은 120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513억원)보다 135.2%나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투게더'와 '더위사냥' 등으로 알려진 빙그레도 올해 1분기 615억원을 기록해 15% 증가했다. 이어 '구구콘', '빠삐코', '돼지바' 등으로 알려진 롯데푸드도 소폭이지만 0.4%의 상승율을 기록했다.
한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정찰제 시행으로 그간 할인된 금액으로 아이스크림을 구입해왔던 소비자들에겐 특별할인이 사라짐에 따라 발길을 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 외의 반응이 나왔다"며 "아이스크림 가격에 대해 소비자 불신이 있었지만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낮춤에 따라 우려해왔던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스크림 정찰제 이후 더위사냥은 1000원, 빵또아, 월드콘은 1300원, 더블비안코는 1500원, 빵빠레는 1800원의 권장소비자가격이 표기됐다. 이외 메로나, 폴라포, 탱크보이, 쿠앤크 등의 아이스크림은 800원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이 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