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에 규제지역 아파트 거래·호가 '뚝'

2017-08-04     나민수 기자

수요자 관망세 전환…가격 하락세 더욱 커질 듯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정부가 고강도 종합대책인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규제대상으로 포함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억 단위의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28억원대에서 거래되던 서울 서초구 반포한신3차 164㎡형이 2일 시세보다 2억원 낮은 26억원에 매매됐다. 같은 날 17억원대 이상으로 거래되던 이 아파트 107㎡형도 16억원대 중반에 팔렸다.

하지만 2일만 해도 중개업소마다 호가를 낮춰서라도 팔겠다는 매도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던 것과 달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3일부터는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강남구 개포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직후에는 매도 문의가 이어졌지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3일부터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투기과열지구에 이어 투기지역까지 지정된 노원구도 전화 문의가 뚝 끊겼다. 노원구 상계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전까지만 해도 사겠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았는데 대책 발표 후 문의가 뚝 끊겼다"며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세종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책 발표전 3억5000만원에서 거래되던 세종시 소담동 전용면적 59㎡ LH펜타힐스 아파트는 전날 호가가 8000만원 빠진 매물이 나왔다. 이 단지는 오는 10월 입주 예정으로 지난 6월 28일 전매제한이 해제된 이후 최고 1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 지난달 말 4억9900만원에 거래됐던 어진동 더샵레이크파크 전용면적 84㎡ 아파트도 2일 4억3900만원에 매매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규제지역의 가격 하락세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1.3대책 이후 강남 재건축 단지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호가가 1억원가량 급락한 곳이 나타났으며 6.19대책 발표 전 정부의 부동산투기 단속 때도 호가가 수천만원이나 빠졌다. 특히, 이번 8.2대책은 전 방위 종합대책인 만큼 이전 대책발표 때보다 가격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대상지역에서 제외된 수도권 일부 지역들이 높은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전 대책 발표 후 규제대상 인근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난 사례가 있었던 만큼 학습효과에 따라 이번에도 투기과열지구 대상 외 인근 지역으로 열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규제가 빗겨간 부산 서구의 '대신 2차 푸르지오'는 전날 진행된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이 254.82대 1에 달했다. 규제가 없는 대전에 분양한 '반석 더샵 아파트'에도 같은 날 1순위 청약에 2만7764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청약자들이 모여든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8.2대책으로 대상지역에 강력한 규제가 따르는 만큼 규제에서 제외된 비규제대상지역에 높은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앞으로도 실수요 위주의 정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의 당첨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