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준법감시 업무에 '레그테크' 적극 도입해야"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준법감시 업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레그테크'(RegTech)를 보다 활성화 해야한다"며 "금융사들이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레그테크 도입 및 활성화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레그테크의 성공적인 국내 환경 정착을 위한 감독당국·금융회사·IT회사 등의 역할을 모색했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규제 대응을 자동화하고 실시간으로 이를 활용케하는 레그테크의 해외 혁신 사례와 유용성 등을 공유했다.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기존 금융사업 또는 핀테크 등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운영하는데 있어 각종 규제와 법규에 효율적,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빅데이터(Bigdata) 분석 등을 통해 규제 대응을 자동화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최 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 환경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준법감시 업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핀테크 혁신으로 금융의 기술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사이버 위협 등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금융회사는 관련 인력 채용과 전산 시스템 개발 등 법규준수 비용의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해당 비용은 당기순이익의 5% 이상을 차지하며 해마다 40%씩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에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30%가 인공지능 기반의 준법감시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레그테크를 통한 규제와 기술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 역시 준법감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레그테크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김용태 금감원 IT금융정보보호단 팀장은 "금융 범죄 행위가 첨단화되고 있는 데다 금융서비스가 지능화·자동화됨에 따라 기존 준법감시 업무 방식으로는 규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리포팅과 사후 적발 위주, 사람 의존적 준법감시 업무를 사전 예방형·자동형으로 혁신할 수 있는 레그테크를 도입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등 해외 감독당국의 레그테크 지원 정책 등을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는 레그테크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 준법감시 업무를 고도화하고 관련 규제에 동적으로 대응하도록 레그테크 도입을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 금융회사, IT회사, 학계 전문가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레그테크 파일럿 프로젝트를 연내 추진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레그테크 개념·해외 선진 사례 등을 금융회사 및 핀테크 회사 등과 공유함으로써 레그테크 도입 필요성에 대한 시장참여자 간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