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보험사 수익개선 기대감 UP…공시이율은 '제자리'

2017-11-01     서지연 기자

생보, 고정금리 상품 역마진 리스크 해소…지급여력 비율개선도 가능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금리인상기에 보험사들이 투자이익률 제고로 인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금리인상에 따른 공시이율 인상 움직임은 주춤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달 1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제시돼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가계나 기업 모두 금리 인상의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계속되는 저금리에 지쳐있던 보험사들은 한 숨 돌리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마진과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보험업황이 중장기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리가 인상되면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연 6∼10%대의 고정금리로 판매했던 상품에 대한 역마진 부담이 축소될 수 있다.

보험료 적립금 중 금리확정형 비중은 생명보험업계가 43%로 손해보험업계(7%)의 6배에 달한다. 현대차투자증권은 금리가 50bp(0.5%p) 오를 때 생보사의 단기 이익 증가율이 13%, 손보사는 2%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보험사에게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하락한다. 따라서 금리상승기에는 채권을 시가로 평가해 자본량에 반영하는 만큼 평가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채권평가손실은 당장 손실을 본 건 아니지만 장부상 자본을 줄여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사는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채권가격이 상승했던 2013~2016년에 채권을 대거 사들였다.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매도가능채권은 2013년 말 186조원(전체 보유채권 대비 68.6%)에서 지난해 말 235조원(72.1%)으로 확대됐다.

한은이 분석한 결과, 시장금리가 1%p 오르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말 240.6%에서 181.5%로 59.1%p나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가 1.5%p 상승할 경우 보험사 RBC비율은 88.2%p 낮아진 152.4%로 추정됐다. 

하지만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 대응에 나선 상태여서 최근 금리 급등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급격하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의 RBC부담은 채권 발행으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공시이율 상향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업계는 아직까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시기준이율은 적용 시점의 전월말 직전 3개월 가중 이동평균을 통해 산출하기 때문에 즉각 반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공시이율은 시중금리와 자산운용수익률을 반영해 적용된다.

삼성생명의 11월 공시이율은 보장 2.5%, 연금 2.5%, 연금저축 2.46% 저축 2.58%로 전 달과 동결했다. 한화생명 역시 보장 2.5%, 연금 2.52%, 저축 2.58%로 지난달과 같은 이율을 공시했다. 교보생명의 이달 공시이율 또한 전 달과 같은 수준이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상승 추세에 있지만,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역마진에 따른 손실이 어느 정도 있어 금리 상승기에도 공시이율 상승이 곧바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