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도 10월 생산자물가 '보합'…배추 등 농산물값 폭락

2017-11-20     김희정 기자

지난해 3월보다는 3.5% 올라12개월 연속 오름세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전체 가중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상품은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농림수산품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에 대한 효과를 상쇄시켰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수로 국내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물가를 의미한다. 2010년을 기준(지수 100)으로 현재의 물가를 지수 형태로 산출한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7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03.01로 전달(103.00)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3.5% 상승한 수치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올랐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달 보합으로 돌아섰다. 단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16년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농림수산품이 큰 폭(-8.7%)으로 하락했음에도 공산품이 제1차 금속제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5% 상승해 생산자물가가 보합권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제1차 금속제품 가운데 슬래브(9.1%), 열연강대 및 강판(6.0%), 일반철근(4.3%), 동1차 정련품(3.3%) 등이 전월비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에서는 나프타(3.7%), 경유(1.7%), 제트유(7.0%) 등이 상승세였다. 반대로 농림수산품에서 배추(-58.8%), 감귤(-57.1%), 피망(-71.3%), 토마토(-40.2%), 돼지고기(-22.8%) 등이 급락했다. 

기조적인 물가상승압력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전월대비 0.4%p,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10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9월과 비교해 0.4% 올랐다. 전년 동월비로는 4.7% 뛰었다. 국내공급물가는 물가경로의 파급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생산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다. 특히 소비자물가에 한달가량 선행하는 원재료 지수는 전월대비 1.2% 상승해 3개월째 오르막길을 걸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7%로 1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4.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