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잇단 해외수주 '낭보'…300억 달러 넘본다
유가 상승 중동지역 기대감↑…정부,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설립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연초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낭보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해외수주 누적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5억401만 달러)보다 65% 증가한 41억3264만 달러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은 15억4260만 달러로 지난해(11억 달러) 보다 4억4260만달러(40%)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의 경우 이달 들어 SK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연이어 수주 낭보를 전하며 지난해(12억1479만 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한 24억4806만 달러를 기록했다.
태평양·북미 지역이나 유럽은 각각 2715%, 1606%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나 올해도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높은 수주액을 제시한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해외 수주액을 400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했다. 배경은 반등세를 보이는 유가 흐름과 중동 지역 발주 확대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5일(현지시간) 배럴당 65.07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2014년 9월5일 99.03달러로 100달러가 깨진 뒤 등락을 거듭하며 2016년 1월21일 22.83달러까지 하락했다. 이후 작년 6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돼 최근 70달러 선에 근접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함께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지면서 저유가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던 중동 국가들이 속속 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H금융연구소는 올해 수주액을 350억 달러로 내다봤다. 강승민 연구위원은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이 350억 달러로 작년과 올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해외 건설 수주 규모를 300억 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10대 건설사 CEO들이 신년사 등을 통해 밝힌 올해 수주목표액은 300억 달러에 못 미친다.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목표액을 50억 달러 수준으로 잡았으며 대우건설과 GS건설은 각각 20억 달러, 35억 달러로 책정했다.
대림산업은 10억 달러 수준으로 잡았고 지난해 해외사업 수주 1위 현대엔지니어링도 60억∼65억 달러로 정했다. SK건설은 43억 달러로 책정했으며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이에 정부에서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를 설립,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설립을 위한 해외건설 촉진법이 개정되면서 동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 했다. 공사는 오는 4월25일 개정안 시행 이후 발기인 총회, 설립 등기를 거쳐 6월경에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공사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투자개발형(PPP) 인프라 사업에 대해 사업 발굴부터 개발·금융지원, 직접투자 등 사업 전 단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며 중동 등 산유국들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외국 건설사와 경쟁 역시 치열해져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수주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일감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