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 경기 혼조세…강원 '개선'·동남권 '악화'

2018-03-28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1분기 지역경제 보고서>
소비·수출 증가에도 제조업·서비스업 생산 편차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해 4분기 대부분 지역에서 '소폭 개선'세를 나타냈던 국내 경기가 올해 1분기 '개선'에서 '소폭 악화'까지 혼조 양상을 띠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로 소비가 늘고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도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제조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회복세는 다소 꺾였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3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권역별 지역경제 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올해 1분기 중 수도권과 충청권의 경기는 완만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평창동계올림픽이 치러진 강원권에서는 개선세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호남권과 대경권, 제주권 경기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동남권은 소폭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 중 수출은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강원권, 제주권 등 대부분 권역에서 반도체, 석유화학·정제, 기계장비 등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반면 선박, 자동차 및 부품이 주춤한 데 따라 동남권은 보합 수준을 보였다. 설비투자 역시 충청권을 제외한 여타 권역에서 모두 확대됐다. 수도권은 반도체와 의약품, 동남권과 호남권은 석유화학·정제, 대경권은 철강과 기계장비, 강원권과 제주권은 음식료품업 등을 중심으로 각각 늘었다. 

소비는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에서 증가했으며 여타 권역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수도권은 가전제품등 내구재와 설 선물 관련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모두 늘었다. 충청권은 세종시 등으로 인구가 유입되며 가구,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확대됐다. 강원권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소비가 증가했다. 

수출·소비·설비투자와 달리 건설투자는 수도권과 대경권이 보합 수준을 보인 가운데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 등 여타 권역은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감축 기조,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향후 건설투자는 대부분 권역에서 감소하거나 보합 수준에 그치겠으나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 석유화학·정제, 기계장비 등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은 수출 증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소비는 양호한 소비심리와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으로 수도권, 충청권, 제주권 등에서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단 동남권과 호남권은 조선, 자동차 등 지역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보합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강원권과 제주권에서 음식료품업을 중심으로 늘어나겠으며, 여타 권역에서는 보합 수준이 예상됐다.

생산 측면에서 제조업 생산의 경우 제주권은 증가했으나 여타 권역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수도권·충청권), 석유화학(동남권·충청권), 기계장비(수도권·동남권·대경권)가 증가한 반면 디스플레이(수도권·충청권)는 감소했다. 조선은 신규 수주가 소폭 증가했으나 수주잔량이 둔화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도 부진하면서 동남권을 중심으로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강원권이 전반적인 호조를 보였다. 강원권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더해 지역축제 개최, 신규 관광자원 개발 등으로 방문객이 크게 늘어났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반면 동남권은 관광객 유입 축소 영향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호남권, 대경권, 제주권은 대체로 보합 수준을 보였다. 이 가운데 호남권은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일부 음식점 매출이 감소하면서 보합세를 이뤘다.

향후 제조업 생산은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 제주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여타 권역은 보합 수준으로 점쳐졌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석유화학·정제 등이 늘겠으나 조선, 디스플레이 등은 감소 내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는 지역에 따라 향후 전망에 차이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양호한 소비심리,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권은 관광 관련 업종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