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금융안정지수 2.8…한은 "금융리스크 안정적"
2016년 3월 이후 주의단계(8~22) 하회…올해 들어 소폭 상승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금융안정회의를 점검한 결과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이 안정된 모습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우리 금융시스템이 대내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신호순 한은 부총재보는 29일 금통위 금융안정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 금융시스템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기업실적이 호전된 가운데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제고됐다"며 "금융시스템의 복원력도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능력과 대외지급능력 측면에서 더욱 높아지는 등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는 올해 2월 2.8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소폭 반등했다. 단 전년 같은달(6.8)과 비교해서는 4p 떨어진 수준이다. 금융안정지수는 지난 2016년 3월 이후 주의단계(8~22)를 계속 하회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가격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소폭 상승했다.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이 꼽혔다. 한은은 지난해 말 1450조8939조원을 기록한 가계신용이 정부의 10.24 가계부채 대책 본격 시행과 자본규제 개편 등으로 증가 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 봤다. 다만 향후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취약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평가도 금리상승 압력 이슈가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은행과 비은행 모두 금리상승에 따른 차주의 채무상환부담 증가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규제강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제약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신운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은행과 비은행 모두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된 측면은 있다"고 부연했다. 은행은 자기자본비율(BIS)이 전년말 대비 상승하고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도 모든 업권에서 규제비율을 큰폭 상회하는 등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산시장에 대한 진단은 엇갈렸다. 자산시장은 장기시장금리가 올해 들어 주요국 금리 오름세의 영향으로 상당폭 상승한 가운데,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기업실적 개선 기대로 안정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시장은 8.2 부동산 대책 직후 축소됐던 수도권 거래량이 지난해 11월부터 다소 회복되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반면, 지방은 대체로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주가는 올해 2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외국인증권투자자금은 올해 1~2월 중 미국 증시 급락 등에 따른 주식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세 등으로 꾸준히 유입됐으며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기관의 손실흡수 능력과 대외지급 능력이 더욱 높아지는 등 금융시스템의 복원력, 즉 대내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해 금융기관의 자본확충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