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온라인사업 강화, 신세계와 '맞대결'
'옴니채널' 완성 위해 백화점·마트 등 8채널 통합…5년간 3조 투자, 2022년 1위 목표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그룹이 온라인 사업에 승부수를 걸었다. 오는 8월1일 출범하는 '이커머스사업본부'는 미래 먹거리 사업일 뿐만 아니라 신동빈 회장의 염원이 담긴 '옴니채널(Omni-Channel)' 완성을 위한 열쇠다. 게다가 앞서 온라인 사업 육성 계획을 발표한 신세계그룹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연매출 20조원까지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지난 11일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했다. 특히 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면세점, 하이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8개 채널에 분산된 온라인사업부를 이커머스사업본부에 통합하는 게 뼈대다.
강 대표는 "현재 각 채널의 온라인사업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부족하고 미흡하지만 이를 통합한 연매출 규모는 7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 수준"이라며 "2022년,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시장에서도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금 3조원은 롯데쇼핑과 롯데그룹이 절반씩 부담한다. 대략적인 투자계획은 마케팅 1조5000억원, 통합물류시스템 개발 1조원 등이다. 외부투자 유치 길도 열어 놨다.
강 대표는 "구체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회사는 없다. 하지만 해외투자 유치 활동 중 만난 많은 회사들이 '온라인사업부가 통합되면 투자하겠다'고 얘기했다. 신세계가 1조원(해외투자유치) 정도인데, 기업 가치를 생각해보면 롯데는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자신감은 롯데쇼핑의 40년 오프라인 유통 실적에서 비롯됐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등 1만1000여개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 멤버스 회원은 3800만명에 달한다. 규모의 경제를 토대로 상품 공급 능력과 마케팅이 가능하고 시스템을 통합 관리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강 대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통합의 시너지 효과도 확신했다. 그는 "시대흐름에 따라 소비자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 연구하는 것이 유통의 본질이다. 현 시대의 가장 깊은 고민은 소비자가 전통적 유통 채널을 떠난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옴니채널을 운영하면서 학습한 것이 있다. 온라인 채널로 유입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입된 효과를 봤는데 15% 정도"라며 "고객들은 상품정보, 가격비교, 배송과 같은 온라인의 편리성을 오프라인에서도 요구한다. 이커머스사업본부를 통해 이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인공지능(AI) 플랫폼 기반 '보이스(Voice) 커머스'에도 힘을 쏟는다. 대화 방식을 통한 상품 추천은 물론 구입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현재 IBM과 협업해 엔진을 개발하고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