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분쟁서 패했지만 지지 않은 이유

아이폰X 핵심 부품은 삼성 것···껄끄러운 관계 부담

2018-06-28     윤은식 기자
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분쟁의 결말은 사실상 삼성전자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더는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는 했으나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해야 할 배상액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이 어떤 조건으로 합의했는지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배상액은 알 수 없다. 어쨌든 배상금 의무가 남아 있는 한 삼성전자가 애플의 스마트폰 디자인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지난해 창립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8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핵심 부품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 관계를 위해 특허분쟁에서 합의를 해줬을 수도  있을 것이란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X에 휘어지는 플렉서블 (OLED)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전량 공급받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3D 낸드 플래시 부족분을 공급받았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예상보다 낮은 3D낸드 플래시 생산율로 제품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애플은 OLED 패널에 이어 메모리까지 업계 최대 경쟁사인 삼성에 의존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특히 애플은 OLED 패널 아이폰 탑재 비중을 올해 80%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 삼성과 소송 종결 합의를 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여기에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 AP 제조사로 삼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업계의 소문도 있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최고 품질과 함께 주문에 대해 차질없는 공급을 할 수 있는 곳은  몇 곳 안 되고 그중 삼성전자는 최고로 꼽히기 때문이다. 

28일 양 사는 디자인 특허침해 관련 법적 소송을 더는 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법원에 소송 취하서를 제출했다.

미 정보통신(IT)매체 시넷(CNET)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같은 건으로 다른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합의했다.

이에 전자업계는 세계 IT시장을 뜨겁게 달군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번 소송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극히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리스크가 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과 합의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배상금을 지급하고 완전히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내용이 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삼성과 애플이 소송을 그만하겠다고 합의했고 그 내용을 법원에 제출한 게 지금까지 나온 전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