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우회적으로 가격 최대 22% 올렸다

2018-07-31     박지민 기자
bhc치킨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치킨 원재료인 닭고기 값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우회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HC, BBQ, 교촌치킨 등이 신메뉴 가격을 비싸게 출시하는 방식으로 치킨 값을 기존보다 약 6.7~21.9% 인상했다고 31일 밝혔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BHC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신메뉴 출시를 통해 영업이익이 평균 43.1% 증가했다. BBQ는 2015년 2월 갈릭스시리즈와 치즐링 등 두 가지 신메뉴를 출시하고 영업이익이 전년에 견줘 558.5%나 늘었다. 교촌치킨은 2017년 교촌 라이스라는 신메뉴를 출시하면서 이를 웨지감자를 포함한 세트품목으로만 선보여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 웨지감자를 제외한 가격을 보더라도 치킨 자체 가격이 1000원 인상됐다는 게 협의회 지적이다. 

신메뉴 출시와 함께 치킨 가격은 최대 21.9%까지 비싸졌지만, 오히려 치킨 원재료인 닭고기 연평균 시세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수 년째 하락세였다. 닭고기 9-10호 시세는 지난 2013년 3681원에서 올해 2852원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2017년에는 전년대비 4.5% 상승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13.9%나 떨어졌다.

물가감시센터가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매출액 상위 5개 업체인 교촌치킨·BHC·BBQ·굽네치킨·네네치킨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가맹본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매출액은 BBQ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 가맹본부가 14%이상 늘었고, 특히 BHC는 26.4%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네네치킨이 최근 5년간 연평균 31% 늘었고 BHC(23.9%), 굽네치킨(7.3%), 교촌치킨(6%), BBQ(5.4%) 등도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모두 5%포인트 이상 늘었다. 치킨 프랜차이즈와 유사한 피자  프랜차이즈 손익구조와 비교해 보면, 지난 5년간 치킨 가맹본부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14.7%로 피자 가맹본부 평균인 3.1%에 견줘 4.7배나 높았다.

물가감시센터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사가 신메뉴 가격을 적정하게 책정하고 소비자들이 원가 정보를 알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센터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주요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최근 5년간 하락 추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신메뉴와 세트 메뉴를 출시해 우회적 가격 인상을 시도해왔다"며 "내년부터 닭고기 유통가격 공시제도 의무화로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비가 공개될 경우 소비자가 납득하지 못할 수준의 가격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