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 '에잇세컨즈' 중국작전 수정
판매 부진 상하이 매장 접고 온라인쇼핑몰 주력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중국 패션 1번가에 유통·제조 일괄(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대형 매장을 열었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작전 수정에 들어갔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하자 에잇세컨즈 상하이 매장을 접고, '온라인 쇼핑족'을 새 표적으로 삼았다.
17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지난 7월 에잇세컨즈 상하이 매장을 2년 만에 닫았다. 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K패션 성공신화'를 그리겠다며 상하이 화이하이루(淮海路) 중심부에 1100평 규모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양국에서 활동하는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 지드래곤을 모델로 선정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이슈'와 같은 대외 변수가 생기면서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투자 대비 수익을 고려해 매장을 빼기로 결정했다. 대신 온라인 쇼핑 규모가 커지는 만큼 20·30세대 '엄지족'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에서 낸 보고서를 보면 2016년 중국 온라인 쇼핑 규모는 5조3288억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1% 증가했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46.1%에 달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2016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쇼핑사이트 티몰에서 온라인 유통을 시작했고 이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낸 건데 대외변수가 생기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 20·30세대에게 잘 알릴 수 있는 온라인 중심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쇼핑몰이나 편집숍 유통, 도매(홀세일)도 고려하고 있는데, 내년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다만 빈폴이나 라피도 같은 브랜드 매장은 유지할 계획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일찍이 중국에 진출해 자리를 잡은 만큼 두자리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래된 브랜드라도 경기를 탈 수 있지만, 갓 입점한 브랜드와 달리 안정적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