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 코스닥 재출사표…"해외진출·빅데이터 기반 IT여행사 도약"
2017년 상장예비심사 문턱서 고배… "IT 시스템 개발 역량·OTA 플랫폼 기반 구축"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상장이 무산된 이후 전방위적 변화를 꾀한 뒤 재도전 합니다. 국내 직판 여행사로 첫 번째 직상장에 성공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IT 여행사로 발돋움하겠습니다."
국내 최대 직판여행사 노랑풍선의 김인중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경영 전략과 향후 비전을 이같이 발표했다. 자유여행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자체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을 구축하고 일본 법인 설립을 통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다.
노랑풍선의 증시 출사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7년 9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시현해 심사 승인이 무리 없을 것으로 봤지만, 내부통제 시스템 부족이 상장으로 가는 발목을 잡았다. 이에 노랑풍선은 절치부심하며 이번에 '상장 재수'에 도전했다. 새 회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6명의 이사진 가운데 3명을 법조계와 언론계, 학계 출신 사외 이사로 구성해 경영 투명성을 높였다.
또 창사 17년 만에 처음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 지난 2월 김인중 전 대한한공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첫 상장 추진 당시, 실적 면에서 강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관련 절차를 다소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내부적 제도 등이 부족했다"면서 "이러한 점들을 적극 보완함으로써 이번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노랑풍선은 자체 개발한 해외여행 상품을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대리점 중심의 간판(간접 판매)이 주를 이루는 여행업계와 비교해 적은 유통비용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최고 장점이다. 김 대표는 "직접 판매를 통한 대리점 수수료 절감으로 경쟁사 대비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직접 판매의 한계인 영업망 및 항공사에 대한 구매자 교섭력 확보를 위해 항공권 판매 볼륨을 전략적으로 확장해 시장 지배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노랑풍선은 직판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설립 이후 견조한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873억6900만원, 영업이익 50억2800만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평창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일본 지진 등 자연재해의 발생으로 전반적인 여행 수요가 둔화된 어려운 상황에서 선방했다"며 "올해는 이연된 여행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돼 회사의 매출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해외 송출객 실적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외형 성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노랑풍선의 송출객 수는 약 160만 명으로 예상, 최근 3년간 연평균 3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외형 확대와 더불어 지역별 매출 비중을 다각화해 실적 안정성을 높였다. 현재 수익 기준으로 유럽 30%, 동남아 30%, 중국 및 일본 약 25%, 대양주 10%, 미주 및 기타 지역 5%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노랑풍선은 IT 시스템 개발 역량을 펼치는 한편, OTA 플랫폼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 정보시스템인 '코러스(CHORUS)'를 통해 내부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과 대리점, 랜드사, 제휴사 등의 외부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4시간 챗봇 시스템을 도입,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켰다.
김 대표는 "고도화된 IT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업무 및 서비스 표준화를 이뤄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기존 아웃바운드 위주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신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서울시티투어버스를 인수해 현재 2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회사는 서울시티투어버스 운영이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향후 인바운드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8년 전체 탑승객의 5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10월 일본 후쿠오카에 현지법인을 설립,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 법인과 직접 거래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현지 네트워크 및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일본 내 입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모객하는 인바운드 사업 기반을 다지는 역할뿐만 아니라 향후 동남아, 유럽 등 해외 법인 설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란풍선의 공모 예정가는 주당 1만5500~1만9000원, 총 공모 주식 수는 100만주로, 공모예정금액은 155억~190억원 수준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IT개발, 신사업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15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내달 21~22일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30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