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통신보고서] 한은 "급격한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제한적'"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은 향후 글로벌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라고 밝혔다. 부채 누적 문제, 글로벌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더 많다는 것이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최근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약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3.7%에서 지난달 3.3%까지 낮출 정도다.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불안 등이 돌발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보고서는 향후 글로벌 경기 흐름에 대해 급격한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견해와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견해가 있다고 밝혔다.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의 주된 근거는 부채 누적, 정책대응 여력 부족 등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민간신용 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 전세계 GDP(국내총생산)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008년 9월말 139%에서 지난해 9월말 151%로 급증했다. 아울러 주요국의 기업부채, 신흥시장국의 대외채무 등도 위기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상존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다수의 견해는 선진국의 양호한 고용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조절 등으로 세계경제가 완만한 둔화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성장세가 약화되겠으나 양호한 고용상황 및 소득여건 개선으로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수의 견해는 부채 문제, 글로벌 무역분쟁 등에 대한 우려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경험 등으로 주요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개선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협상 등도 세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반영된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3월말 미국(국채 10년물 금리-3개월물) 등 주요국의 장단기금리차가 일시 역전됐을 때 이를 글로벌 경기침체의 신호로 보는 견해도 있었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흐름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 같은 여건의 변화와 경기 국면에 미칠 영향 등을 계속해서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