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매각 가닥' KDB생명, 걸림돌은?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최근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연내 추진하기로 하면서 성공 여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은이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KDB생명 매각이 본격화되면 사모펀드가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복병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경영정상화를 바탕으로 매각을 연내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이 빠르게 정상화됐다"면서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공개입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KDB생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KDB생명의 지난해 순이익 64억원으로 RBC비율도 215.03%를 달성했다. KDB생명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당기순손실 102억원, 76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매각이 순조롭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KDB생명의 매각가가 산은이 투자한 원금보다도 적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총 6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인수 후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감안하면 총 투자금액은 1조2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KDB생명의 자본 총액는 9429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내재가치(EV) 등 보험사 M&A에서 흔히 사용되는 가치평가 수단으로 살펴보더라도 KDB생명의 매각가가 9000억원을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제도(IFRS17)에 따라 보험회사 인수가 인수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매각가를 낮추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산은이 요구하는 가격과 시장이 요구하는 가격이 절충되지 않으면, 인수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KDB생명이 매각에 성공한다면 새 주인은 사모펀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진단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보험의 경우엔 장기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하지만, 생명보험은 일반적으로 20년 이상 장기상품"이라며 "사모펀드는 통상 5년 내 되팔아 매각 차익을 남기는 데, 과거에 팔았던 보험상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이 어려워 인수에 적극 나서는게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KDB생명이 흑자로 전환했다 해도 수익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될 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 외 IPO(기업공개)도 동시에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 등 두 펀드를 통해 KDB생명 지분 92.7%를 지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