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불황 속 체력 보강···"수주 잔고 감소 '옥의 티'"
보수적 수주전략에 부채비율은 감소세···하반기 발주 확대로 실적 개선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이 외형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수주 가뭄이 이어지면서 쌓아놨던 수주잔고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5대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의 부채총계는 51조2257억원으로 전년 동기(58조5196억원) 대비 12.5% 감소했다.
건설사별로 부채 감소액을 살펴보면 GS건설이 19.6%(10조4568억원→8조4085억원) 감소하며 부채를 가장 많이 줄였으며 이어 △삼성물산 16.9%(23조8976억원→19조8577억원) △대림산업 12%(7조7081억원→6조7834억원) △현대건설 2%(9조9589억원→9조7627억원) △대우건설 1.3%(6조4982억원→6조4161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부채가 줄어든 것은 매출 위주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위주 내실다지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회사 내부에서도 리스크가 큰 현장보다는 수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장 위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현재의 경영 방침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보수적인 경영 활동으로 건설사들의 향후 수주 잔고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172조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193조1200억원) 대비 10.5% 감소했다. 5개 건설사 중 현대건설의 수주 잔고 감소폭이 가장 컸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수주 잔고는 전년 동기보다 19.1% 감소한 54조8050억원을, 대림산업은 12.4% 줄어든 21조9015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은 올해 1분기 수주잔고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7.7% 감소했다. 대우건설만 유일하게 수주잔고가 늘었다.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한 32조10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미뤄졌던 해외 프로젝트들이 하반기 발주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수주회복과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건설사의 중동지역 신규 수주는 1년 전보다 70% 줄었다"며 "하지만 현재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등 외부환경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어 "미뤄졌던 해외 프로젝트들이 올해 하반기 발주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정부의 공공부문 발주 확대와 민자사업 기간 단축, 신도시 개발 등 호재도 있어 하반기에는 실적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