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실종' 상반기 IPO시장···하반기 '알짜' 대기

상반기 공모 기업 3곳↓·공모액은 40%↑···기술특례상장 두각 하반기엔 천억대 중형·유망 기업 대거 포진···"양적·질적 성장"

2019-07-01     남궁영진 기자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전년 대비 공모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대어'(大魚)들이 잇따라 상장 의지를 접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반기에도 대형 기업들의 존재감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1000억원 이상의 알짜 기업들이 대거 출사표를 내밀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그간 공모주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핀테크,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등 무형자산 중심 유망 기업들이 등장, 시장은 양적·질적 성장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와 IPO 전문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상반기 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18곳(코스피 2곳·코스닥 16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곳)보다 3곳 줄었지만, 전체 공모 규모는 1조948억원으로 40.34% 증가했다. 

1분기 현대오일뱅크와 바디프랜드, 교보생명, 홈플러스리츠 등 공모 규모 조(兆) 단위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불투명해지면서 공모주 위축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1728억원)과 에스엔케이(1696억원), 현대오토에버(1684억원), 지노믹트리(1080억원), 천보(1000억원) 등 중형 기업들이 선전하며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해의 경우 공모액 1000억원을 기록한 기업은 애경산업이 유일했다.

자료=IR큐더스

올 상반기엔 기술특례로 증시에 출사표를 내민 기업이 유난히 많았다. 웹케시가 국내 핀테크 1호 상장기업으로 주목을 받으며 올해 IPO 시장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여행, 바이오, 2차전지, 정보통신(IT)·소프트웨어, 벤처캐피탈(VC)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상장을 추진했다. 

2분기에는 바이오 기업의 상장이 집중되며 상반기 상장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했다. 이 기업들은 모두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상반기 상장한 18곳 중 이노테라피, 셀리드, 지노믹트리, 수젠텍 등 7개 기업(39%)이 기술특례 상장제도가 적용된 기업이며, 이 가운데 아모그린텍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이오 업체다. 

하반기에도 IPO시장에서 대형 기업들의 존재감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장 기업이 하반기에 더 두드러지는 '상저하고' 현상이 나타나고, '알짜' 기업들의 출사표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당장 이달부터 △아이스크림에듀 △에이에프더블류 △펌텍코리아 △세틀뱅크 △플리토 △에이스토리 △대모엔지니어링 △윌링스 △세경하이테크 등 9개사가 상장을 목표로 수요예측과 청약을 진행 중이다. 핀테크,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교육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로, 시장의 업종 다변화와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증시에 입성한 국내 핀테크 1호 상장사 웹케시는 이날 현재 공모가(2만6000원)를 117% 상회하는 5만6300원을 기록 중이다.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 천보도 공모가(4만원)을 92% 웃도는 원에 거래를 마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방증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은 전통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상장 기업 비중이 4대6 내지 3대7임을 감안할 때, 올해 62개가량의 기업이 상장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시장의 이슈를 선도하는 업종에 속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내달부터 두 달여간 상장 추진 기업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증시 입성까지 3개월 안팎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 청구서를 접수해 연내 안전한 상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IR큐더스 관계자는 "지난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공모 규모는 올해 반등이 예상된다"면서 "조 단위 대형 IPO 기업들의 부재는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지만, 1000억 원 이상 중형급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양적·질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