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국제금융허브 경쟁력···서울·영등포, 재도약 ‘시동’
파크원 등 여의도 개발 맞물려 국제금융·경제 활성화 구상 금융중심지 분산으로 국제경쟁력↓···금융위 "지자체 협업"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동북아 금융허브’. 위상이 추락하는 국제금융허브 경쟁력을 반영하듯 이젠 생소한 단어가 돼버렸다. 요즘에는 아예 자신감을 잃었는지 ‘국제’는 떼놓고 ‘금융중심지’를 표방한다. 하지만 이마저 낯설기만 하다.
이 가운데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이 여의도를 중심으로 국제금융 기능을 활성화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북아 금융허브의 유산은 현재 국제금융센터(IFC) 정도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국제금융허브라 할 만한 근거는 빈약하다. 유수의 해외금융사들이 들어온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국내서 나간 외국 금융사가 더 많다. IFC는 금융보다는 IFC몰의 식당가와 콘래드호텔이 오히려 더 알려질 정도다.
이를 보여주듯 서울의 국제금융허브 경쟁력 순위는 크게 주저앉았다.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이 공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국제금융허브 경쟁력 순위가 3년6개월 만에 세계 주요 도시 중 6위에서 36위로 추락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과 일본 등 주요 도시에 뒤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GFCI는 세계 금융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설문조사와 세계은행(WB)과 세계경제포럼(WEF) 등 외부 기관이 평가하는 △비즈니스 환경 △인적 자원 △인프라 △금융산업 발전 △일반 경쟁력 등 5개 분야의 지수를 종합해 산출하는 데, 서울이 최고점을 받았을 때는 ‘인프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시는 여의도 개발 움직임과 맥을 같이하며 다시 국제금융 활성화를 겨냥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영등포구청은 최근 관련 용역을 발주해 빠르면 연말께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올 들어 조직개편시 '국제금융특구팀(팀장 윤성준)'을 신설하는 한편, 팀장도 공모를 통해 전문가를 뽑았다. 이를 통해 여의도에서 진행중인 개발과 국제금융을 연계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여의도는 IFC 바로 옆 69층 ‘파크원’ 빌딩과 옛 MBC 부지 등 개발이 한창이다. 파크원은 단순 오피스빌딩이 아닌 생활·문화 시설을 대폭 강화한 복합콤플렉스로 내년 문을 연다. 시행사는 투자자로 NH투자증권을 확보했고 시공사(포스코건설)도 선정했다. 지난 4월30일 골조 공사가 완료돼 상량식도 가졌다. 파크원은 오피스 2개동, 호텔 1개동, 백화점(현대백화점)이 들어선다.
오피스타워동은 2동으로 1동은 지하7층~지상69층 318m, 2동은 지하7층~지상53층 246m다. 호텔동은 지하6층~지상30층 101m로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캐나다의 페어몬트 호텔이 들어선다.
옛 MBC 부지는 디벨로퍼인 신영이 GS건설·NH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초고층 주상복합을 짓는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여의도가 변화와 도약을 해야 되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내년 6월 개관 예정인 파크원 빌딩에 대형백화점과 호텔, 오피스텔 공간이 들어서고, 이르면 2022년까지 옛 MBC부지에 도서관과 각종 편의시설들이 생기면 여의도의 국제금융과 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핀테크를 중심으로 당국의 규제완화가 이뤄지고 있어 국제금융중심지로의 재도약이 점쳐진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역 일대 개발과 관련해서는 “경인로 문래동 일대를 4차 산업혁명 퓨처밸리와 문화복합공간, 제2세종문화회관과 청년 희망복합타운 등으로 조성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이와 함께 “영등포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전문가 60명과 함께 100년 미래비전위원회를 만들었다”며 “올해는 2040 영등포 종합발전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금융허브로 서울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부처의 관심도 필요하다. 전문가 일각에서는 금융중심지 개념이 지방분권과 균형에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오히려 국제금융허브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오화세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장은 “서울시 등 지자체와 협업해 국제금융지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오픈뱅킹 등 핀테크 규제완화도 이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