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밝다'는 중국 증권株, 한국과 비교하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최근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인해 개인들도 해외 투자에 관심을 높이면서,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중 가장 전망이 높다고 보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중국 증권주다.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실시하는 해외투자설명회에서도 중국 증권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빠지지 않는다.
이와 비교해 그간 국내 증권주 역시 금리 인하의 수혜 업종으로 꼽히며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돼 왔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보고서에서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주 뿐 아니라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의 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올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들 중 증권업종은 한 달 사이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상승할 것으로 수정됐다. 이는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된 종목들의 평균 조정치인 2.4%의 4배를 넘어선다. 전 업종과 비교해 가장 높은 폭으로 상향이다.
세부적으로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종전보다 16.7%(1776억원), 키움증권은 15.4%(1090억원), NH투자증권 5%, 삼성증권 2% 등으로 각각 상향됐다. 이익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근거로 전망치를 기존보다 한층 더 긍정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중국과 한국 증권사 중 투자에 있어 과연 어디가 더 투자 메리트가 높은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중국 대표 증권주로는 중신증권, 해통증권, 국금증권 등으로 중국A주에 상장돼 있다. 1일 종가 기준 중신증권의 시총은 2154억 위안(36조9500억원), 해통증권 1111억 위안(19조567억원), 국금증권 269억 위안(4조6263억원) 이다.
같은 기준 미래에셋대우 4조9439억원, 삼성증권 3조2862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1460억원, 메리츠종금증권 3조612억원 등과 비교하면 증국 증권사들의 시총이 훨씬 높다. 중국 대표 증권사 3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국금증권의 시총도 국내 초대형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규모면에서는 한국 증권사들이 중국 증권사들에 비해 한참 뒤쳐지지만, 한주당 벌어들이는 이익인 EPS(주당순이익)은 한국 증권사들이 훨씬 높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기준으로 EPS를 환산하면 중신증권 0.9위안(154.36)원, 해통증권 0.63위안(108.05)원, 국금증권 0.377위안(64.65원)인 반면 미래에셋대우 567원, 삼성증권 3741원, 한국금융지주 8599원, 메리츠종금증권 602원이다.
주당 순이익이 높다는 것은 결국 이익적 면에서 해당 주식의 가치 역시 그만큼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한주당 1년에 벌어들이는 순이익과 비교해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 됐는지를 판단하는 지표중 하나인 PER(주가수익비율) 역시 중국 증권사들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 그만큼 고평가 됐다고도 볼 수 있다.
1일 종가 기준 중신증권의 PER이 25, 해통증권 21, 국금 24 수준이다.
같은날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PER 13.03, 삼성증권은 9.84, 한국금융지주 8.65, 메리츠종금증권 8.25로 중국 증권사와 비교해 상당히 낮다. 그만큼 한주당 벌어들이는 순이익 대비 주가가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다는 뜻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국내 증권사들이 앞으로 주가 상승 여지는 상당히 높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내 증권사들마저 중국 증권사들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무얼까?
일단 미중무역 갈등이 해소된 이후 가장 먼저 탄력을 받을 업종이 바로 중국 증권 업종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가장 영향을 줄 수 있는 업종 역시 중국 증권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에서 실시한 해외 주식 설명회에서도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학기술혁신판(중국명 커촹반(科創板))의 도입 및 시장 거래 활성화에 따른 증권주 밸류에이션 반등이 기대된다"며 "하반기 중국 유동성 환경 개선 및 감독 규제 완화도 긍정적 요인 중 하나"라는 전망이 수차례 강조됐다. 중국 증권사에 대한 투자 매력은 마오타이를 생산하며 삼성전자와 시총을 놓고 우위를 경쟁하는 귀주모태주를 비롯 이리실업, 해천미업 등 중국 유통 제조사들만큼 강조되는 수준이다.
이와함께 아직 14억명의 중국 인구 가운데 주식계좌 보유자수는 1억4천만명 수준으로 앞으로 소득수준이 한층 높아지며 주식거래자수가 많아지면 중국 증권사의 성장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