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DLS사태 '증권사 현장조사'···"발행과정에 주목"

2019-08-28     박조아 기자
금감원은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최근 대규모 원금손실 발생으로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해당 상품을 발행했던 증권사도 해당 책임을 지게 될지 증권가의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6일부터 이번사태와 연관된 증권사 3곳을 상대로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발행회사인 만큼 발행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없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며 "현장조사가 끝나면 조치가 남아있지만, 바로 이뤄지진 않고 몇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조사 중인 증권사를 언급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DLS는 금리와 환율, 선물환, 국제유가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 중 하나로 기초 자산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만기 때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 있으면 연 5% 안팎의 수익이 나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최근 독일과 영국의 금리가 하락하면서 유럽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일부 DLS의 손실률이 원금의 90%에 달하게 됐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은 오는 9~11월 사이 만기가 집중돼 있어, 손실액 및 손실률 축소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원금을 100% 날릴 상황에 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 사태가 증권사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대부분 해외증권사들과의 백투백헤지를 통해 설계하고 판매했다"며 "따라서 국내 증권사들이 파생상품 운용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고용보험기금의 위탁운용 주간사로서 독일 국채(10년) 금리 연계형 상품에 투자해 476억6000만원(투자금의 80% 손실)의 손실을 봤다. 일각에선 안전하게 운용되어야 할 사회보험성 기금이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투자증권이 예정된 2023년 6월까지 위탁운용 주간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투자증권은 금리상승 위험을 상쇄할 목적으로 지난해 7월 독일국채금리 연계형 상품에 두차례에 걸쳐 약 584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올해 7월 만기 결과 109억1000만원을 보전했고, 476억6000만원의 손실을 본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투자시점 예상과 다르게 독일국채 금리가 하락했고, 올해 5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의 낙폭이 확대됐다"며 "독일 국채 금리 연계형 상품에서 손실을 봤지만,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에서는 2800억원 규모의 수익을 내고 있는 상태"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