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테라', 오비 '카스' 아성 허무나
"올여름 맥주시장 제대로 흔들었다"···7~8월 2억병 이상 판매
[서울파이낸스 장성윤 기자] 국산맥주 시장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오랫동안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오비맥주 '카스'의 대항마가 등장했다.
하이트진로는 29일 "테라가 올여름 맥주 시장을 제대로 흔들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는 7~8월 여름 성수기에만 2억병 넘게 팔렸다. 테라 출시 160일 만인 27일까지 판매량은 2억204만병(330㎖ 기준). 출시 100일 만에 1억병을 넘어섰는데, 2억병까지 60일밖에 안 걸린 것이다. 특히 8월 판매량은 3월 출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테라의 흥행에 맥주 업계에선 카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인다. 한 맥주 업체 관계자는 "테라가 '하이트' 브랜드 점유율 흡수에 그칠 것으로 봤으나 카스 점유율을 많이 가져갔다"면서 "여름 성수기가 지나면 판매량이 주춤하겠지만 점유율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테라가 카스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발표된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카스는 테라보다 9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라며 "테라가 급성장한다고 카스 판매량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aT의 올해 2분기 맥주 소매점 매출 집계를 확인해보니, 카스 후레쉬는 해당 기간 3064억5600만원을 올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판매 1위 맥주도 카스 후레쉬였다. 카스 후레쉬에 이어 하이트(689억1800만원), 아사히(454억9500만원), 테라(348억8200만원)가 2~4위를 차지했다.
다만 테라는 하이트진로의 유흥시장 맥주 판매율을 견인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이트진로의 7~8월 500㎖ 병맥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나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500㎖ 병맥주 판매량을 유흥시장 점유율 지표로 여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가 성수기 유흥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빠른 속도로 가정시장까지 퍼지고 있다"면서 "원래 7~8월이 국산맥주가 잘 팔리는 성수기지만 하반기에도 테라는 큰 변동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가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를 사용해 자연 발생하는 탄산을 담은 '청정라거'임을 앞세운다. 테라 생산을 위해 탄산을 별도로 저장하는 기술과 장비를 새로 도입하며,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높였다는 게 하이트진로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