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특집 下] '안전운항' 위한 항공사들의 '만전지책'은?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항공사에서의 '안전운항'은 금과옥조와 같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지연율은 대폭 늘어난 항공편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항공특집上]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A/C접속과 A/C정비 등 기체 시스템과 관련한 모든 것들은 늘 돌발상황에 마주할 수 있기에 항공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안전운항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안전운항'. <서울파이낸스>는 국적 항공사 8곳의 안전운항 시스템을 살펴봤다.
대규모 정비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은 자체적 안전관리 정보통신(IT) 시스템을 바탕으로 새로운 안전관리 시스템인 세이프넷(safeNet)을 개발해 현업에 적용하고 있다. 이는 안전을 저해하는 각종 위험 요소의 사전 발견 및 종합적 모니터링이 가능해 위기상황대처 능력향상은 물론, 매 운항기록을 전산화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있어 상황별 안전운항 대책자료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외 △항공안전재단(FSF),보잉,델타 등 세계적인 팀과 안전프로그램 마련 △운항 시뮬레이터 훈련강화 △운항품질관리 독립부서 마련 △연면적 7695㎡ 객실훈련센터 완비, 안전교육 강화 △노후기 사전 교체 등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안전부문에 매년 1000억 이상 예산을 투입해 안전 및 보안, 운항, 정비, 객실, 종합통제 등 전 부문에 걸쳐 직원들의 교육훈련 및 최신 장비구입 등에 사용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운항품질을 관리하는 부서는 미미한 사안이라도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월별로 꾸준히 보고하고 있다"며 "A380의 경우 운항 정시율이 99.48%, B777(99.84%), B737(99.92%)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시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승객 서비스 및 안전도가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안전부문 대폭 강화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항공기 엔진과 부품 등 정비부문에 지난해 대비 30% 증대된 금액인 9602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한 신규항공기 도입 및 경년기 반납을 통해 기단의 재정비에 들어갔다. 구체적으로 2023년까지 A350 19대, A321NEO 15대 등 34대의 최신형 항공기를 보유하는 한편, 보유 경년항공기는 10대 (여객기 2대·화물기 8대)까지 대폭 낮출 계획이다. 더해 비행자료분석시스템(FOQA) 데이터 기반 맞춤 훈련, 운항데이터 자동전송시스템 확대를 통해 안전운항 체계를 한 단계 더 향상시켰다. 최근 루프트한자 테크닉과 A320 항공기 부품 공급 및 정비관련 계약을 체결해 10년 간 최대 79대의 항공기 유지보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로 인해 발생하는 비정상상황 횟수가 국제선 기준 지난해와 58% 감소했고, 지연 항공편 비중도 지난해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운항 예비기를 운용해 선제적으로 투입하고, 예비 엔진 및 항공부품을 확대 구비해 신속한 정비작업이 이뤄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저비용항공사(LCC)다. 'LCC맏형‘ 제주항공은 항공기 예비 엔진 3대와 조종사들의 모의비행장치(SIM) 3대를 직접 구입해 운용중이며, 객실 훈련에 AR·VR등 IT기술을 접목해 실제 상황과 똑같은 환경을 재현, 객실승무원들의 훈련효과를 높이는 등 대규모 안전시설 투자에 적극 확대하고 있다.
현재 6회 연속 IOSA 인증을 갱신한 진에어는 비상상황을 고려한 대책에 중점을 맞춰 안전운항체계를 마련했다. 안개 등 기상악화로 인한 저시정 상황에서 안저하게 접근·착륙할 수 있는 '정밀접근계기비행' 최고등급을 받아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고, 쌍발 항공기의 엔진 한쪽이 작동 불능이 되더라도 한쪽 엔진으로 3시간 비행 가능한 'EDTO' 최고등급을 허가받기도 했다. 더해 조종사들이 비행 시 필요로 하는 비행 교범, 공항 정보, 항로 차트 등 운항 매뉴얼 및 서류를 전자화한 정보시스템 ‘EFB' 사용도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외 항공정비사는 약 8개월간 11개의 직무 교육을 거치고, 운항승무원은 LCC 중 최장기간인 13개월간 훈련을 마친 뒤 실무에 투입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운항 정시성을 높이기 위한 TFT를 구성해 정비, 운항, 객실, 운송 등 전사 참여 안전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제 4기동대 경찰42기동대와 함께 기내 안전을 위한 승무원 대상 호신술 교육을 진행하며, '정비본부 안전회의'를 통해 현안 공유 및 정비 사례, 노하우 공유, 교육 프로그램 진행해 안전체계를 구축했다.
지난 6월 국토부가 발표한 '2018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안전성 부문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티웨이항공은 안전훈련과 정비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김포공항 화물청사 내 1600평 규모의 훈련센터를 세우고 있다. 특히 소방청과 MOU를 맺어 기내에서 여객을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비상탈출, 화재진압, 응급처치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예비엔진추가 확보로 항공기 정비능률을 향상시키고 있다.
에어부산은 국내 LCC 최초로 고성능 탑재 장비를 기반으로 한 '정밀 접근 착류 절차(RNP-AR)'를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절차가 도입되면 전 지구 위치파악 시스템(GPS) 정보를 활용한 착륙이 가능해져 안개나 폭우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밀한 착륙이 가능해진다. 또한 자체적으로 캐빈 승무원 훈련 시설을 갖추고 있어 훈련의 양적·질적인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어 지난 7월 1일부터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승무원, 정비사, 운항관리사 대상으로 개인별 음주 측정 및 해당 기록을 전산화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근무 현장에 적용시켰다.
에어서울은 전 항공기에 '운항정보 교신 시스템(ACARS)'을 장착시켜 지상 간 24시간 모니터링은 물론, 항공기 위치·고도 및 잔여 연료량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안전 운항 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자체적으로 성수기 대비 항공기 특별 점검(전기전자계통, 비행조종계통, 엔진계통 등 항공기 주요 계통에 대한 육안점검 및 작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 하계·우기철에 빈번히 사용되는 기내 에어컨 계통, 와이퍼, 기상레이더도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각 항공사들의 안전 자구책 수립에 맞게 정부에서도 협력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토부가 최근 시행한 지연 방지대책은 △계류장 혼잡을 막기 위한 터미널 확장 및 시설 확충 △블록타임 최소화위한 지방청 협력 △중국항로 우회신설 흐름 복선화 마련 △항공사 지연 태스크포스(TF)팀 회의 △그라운드(승객 하기 후 기내정리)·보딩타임 조율 등이 있다.
박춘식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 사무관은 "항공 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것이기에 각 항공사들과 연계해 끊임없이 대책을 마련하고 특별점검 등을 강화해 시행한다"며 "한달 또는 격월제로 국적 항공사들과 지속적으로 모여 지연 통계자료를 확인, 원인과 관리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헨들링 모색방법을 모색,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해 "결함 등과 같은 지연을 줄이기 위해 예비기 투입 등 지원을 총동원해 운항 정시율을 높이고 승객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