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투게더] '착한소비' 이끄는 세정그룹 동춘농장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숍 동춘상회, 용인 농부와 '상생' 프로젝트 안승윤 초록공장 대표 재배한 '박사찰옥수수' 공동구매 성공적

2019-09-24     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서울 도심에서 2시간가량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청개구리가 나뭇잎에 올라가 있고 우렁이가 가득한 논이 사방에 펼쳐진다. 이곳은 초록공장이 세워진 경기 용인 처인구 원삼면 두창리. 세정그룹과 용인지역 농부들의 '상생 프로젝트'가 시작된 장소다. 

세정그룹의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숍 동춘상회에선 용인지역 농부들의 판로 개척을 위해 지난달부터 공동구매 프로젝트 동춘농장을 시작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질이 좋은 농산물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소비자는 갓 따 싱싱한 농산물을 그날 받아볼 수 있고, 생산자는 세정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동춘농장의 출발 테이프를 끊은 이는 안승윤(29) 초록공장 대표다. 한국농수산대학 졸업 후 바로 삽을 들었다는 안 대표는 올해로 6년차 청년농부다. 프로젝트 담당자 한초희 세정 미래유통사업부 매니저는 안 대표가 키운 박사찰옥수수 맛에 반했고, 이를 소비자와 나누고 싶었다. 지난 6일 초록공장에서 안 대표, 한 매니저를 만나 프로젝트를 시작한 배경과 결실에 대해 들어봤다.   

한초희(이하 한): 용인에 생각보다 맛있는 농산물이 많아요. 하지만 대개 에버랜드만 떠올리더라고요. 같은 쌀이라도 용인쌀보다 경기미로 포장된 게 더 잘 팔리고요. 책임을 지고 근거지인 용인에서 나는 먹거리를 소개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이따금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에만 소량의 작물을 내다 팔던 안 대표에게도 솔깃한 제안이었다. 

안승윤(이하 안): 세정에서 소비자 관리부터 배송까지 모두 맡아서 해주니 저는 좋은 품질의 옥수수를 생산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세정 쪽엔 유통망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주문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인터넷에 올렸다면 이렇게 많이 팔리진 않았을 거에요. 가격도 잘 쳐줘 여러모로 이득이었죠. 올해는 시범적이었다면, 내년엔 이른 여름부터 꾸준히 팔 수 있는 유통 체계를 만들자고 얘기도 나눴습니다.

동춘농장에서 내세운 구호는 '따자 마자'. 갓 딴 옥수수는 소금이나 뉴슈가를 안 넣고 쪄도 맛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주문을 취소하는 소비자가 생기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신선함을 맛볼 수 있게끔 그날 수확해 바로 부쳐준다. 

옥수수 10개가 들어 있는 1박스 가격은 1만원. 시중보다 다소 비싸지만, 처음 50박스는 10분 만에 주문이 끝났을 만큼 소비자 반응도 뜨거웠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후기도 여럿 올라왔다.     

한: 주문자 3분의 1이 서울, 경기에 사는 3040세대 주부였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타고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줬어요. 두번째 공동구매에서도 133박스가 모두 팔렸죠. 동춘농장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직접 용인지역 농민들과 연락해 맛있는 작물들을 먹도록 하는 게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세정에 따르면 박사찰옥수수는 단맛이 강하고 알알이 터지는 식감이 좋은 찰옥수수 품종이다. 쫀득한 찰기는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을 내 기분 좋은 맛을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다. 짝꿍 격으론 대학찰옥수수가 있다.

안 대표는 "옥수수 껍질과 수염도 함께 배송을 하는데, 두가지를 모두 넣고 찌면 맛이 더 좋이 때문"이라며 "옥수수나무 줄기까지 솥단지에 넣고 찌면 향이 더 강해진다"고 '꿀팁(유용한 정보)'을 내놨다. 

동춘농장이 아직 큰 수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한 매니저는 용인지역 농산물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다음 동춘농장 공구를 통해 큼지막한 '공룡알 멜론'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