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위원장 "대·중소기업 간 갑을문제 中企 R&D 투자 여력 저해"
취임 후 첫 中企 방문···"불공정행위 적극 대응해 나갈 것"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대·중소기업 간 '갑을문제'가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R&D)·투자 여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첫 중소기업 생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산업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는 '갑을문제'해소"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정위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갑을문제 해소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현 정부 출범 이후 '기술유용 근절대책',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그 후속조치도 충실히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유용감시팀을 신설하고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선제·적극적인 직권조사를 했다"면서 "팀 신설 이래 총 3건의 기술유용행위를 제재했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이런 노력의 결과 공정위가 실시하는 하도급 서면실태조사에서 거래관행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하도급업체에 비율이 높아지는 등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앞으로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 개발해 낸 기술을 부당하게 빼앗겨 충분한 능력과 열정을 갖춘 부품업체들이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기술유용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최대한의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 위원장은 다만 규제와 법집행위주의 정책으로 기업 활동에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는 "하도급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할 수 없는 '기술자료'의 유형을 구체화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며 "공정거래협약 제도를 내실 있게 운영해 기업 간 기술협력이 더욱 촉진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를 위해 중기부 등 관계 부처와 협업해 범정부 차원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기보다 모범적인 업체에 대한 유인 제공 등을 통해 시장의 자율적인 개선 노력을 유도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며 "중소 하도급업체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납품단가 문제에 대해서도 원·하도급업체 간 납품단가 조정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도급법상 납품단가 조정협의 제도 등을 보완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는 앞으로도 불공정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법과 제도가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도 지속 살펴보겠다"며 "기업인들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