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서울 지하철 1·3·4호선 운행 지연...부산 '열차대란'

코레일 열차 운행 차질로 간격 벌어져…노조 "사측이 쟁의활동 방해" 부산 여객열차 운행률 78%, 화물열차 '절반'…고속버스, 대부분 매진

2019-10-11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11일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11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 여파로 서울 지하철 1·3·4호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부산은 상황이 서울보다 훨씬 심각해 열차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코레일과 공동 운영하는 1·3·4호선에서 철도노조 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코레일 열차가 운행되지 않으면서 1·3·4호선의 운행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며 "나머지 2·5·6·7·8호선은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준법투쟁에도 정상 운행 중"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열차가 전체 운행 횟수의 33%를 차지하는 4호선의 경우 평소 운행 간격이 5.5분이지만 오후 4시 현재는 2분 정도 지연된 7.5분마다 한 대씩 오고 있다.

코레일 운행 비중이 80%에 달하는 1호선은 이보다 더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3호선은 코레일 비중이 25%로 낮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편이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 임금피크제 폐기 ▲ 안전인력 확충 ▲ 4조2교대제 확정 등을 내걸고 이날부터 닷새간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노조는 또 이날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사측이 노조의 정상적인 쟁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사측이 '노동조합 쟁의행위 종합대책'이라는 문건을 작성하고, 직원들에게 선전물 부착 시 제거·쟁의복 착용 금지·준법투쟁으로 손해 발생 시 손해배상 청구 등 불법·탈법적인 지침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사 측은 "노조의 쟁의 행위에 따른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며 "불법·탈법적인 행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이날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부산에서도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승객은 예매한 열차가 파업으로 인해 갑자기 운휴에 들어가면서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영도다리 축제, 자갈치 축제 등 부산에서 대규모 축제가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여객열차 운행 횟수가 줄어들면서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이 현실화함에 따라 부산역을 기점으로 한 여객열차 운행 횟수가 보통 때와 비교했을 때 78.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부산역 기준 고속열차(KTX·SRT)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 상·하행 여객열차는 보통 때 하루 255편 운행했지만, 파업으로 운행 횟수가 201편으로 감축 운행될 예정이다. 특히 KTX는 보통 때와 비교했을 때 운행률이 66%까지 떨어진다. SRT는 평소와 같이 100% 운행된다.

코레일은 부산역을 오가는 ITX-새마을, 무궁화호도 운행 편수가 줄어 평시 대비 운행률이 75∼8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첫날인 11일 부산역은 오전 11시부터 대부분 열차표가 매진됐다.

부산역 매표소에는 아침 이른 시간부터 파업으로 줄어든 열차 운행 횟수나 열차 출발 시각을 묻거나, 파업 사실을 모르고 역에 나왔다가 열차 감축 운행 사실을 듣고 급하게 열차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부산역은 역사 내에 열차 운행 조정 시간표를 부착하지 않아 승객들은 큰 혼선을 빚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4일부터 이날 운휴한 열차에 대해 발권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4일 이전에 예매한 승객들은 7일부터 코레일이 발송한 열차 취소 문자를 수신한 뒤 다시 열차표를 끊어야 했지만 일부 시간대는 표가 매진된 상황이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예매하지 않고 창구에서 직접 표를 예매했던 승객은 역사에 도착해서야 열차가 취소된 사실을 알고 크게 당황했다. 다른 열차표를 구하려 했지만 이날 11시부터 대부분 열차표가 매진된 상황이라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철도파업 여파로 이날 오후 2시 현재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고속버스도 오후 6시까지는 대부분 매진이다.

부산 도심인 부전역과 기장군 일광을 연결해 사실상 부산 도시철도 5호선 역할을 하는 동해선 운행률도 줄어든다. 동해선은 보통 때 하루 양방향 88편을 운행했지만, 파업으로 운행 횟수가 70편으로 줄어 운행률이 81.3%로 떨어졌다.

파업 첫날인 이날 오전 동해선 주요 역에서는 파업으로 줄어든 운행 횟수가 담긴 열차 시간표를 휴대전화로 찍거나, 역무원에게 동해선 운행 횟수를 묻는 시민들이 많았다.

부산역과 수도권 철도 물류기지를 오가는 화물열차는 운행 횟수가 평시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당장 큰 물류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