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수주전도 '막 오른다'···대형사도 '간보기'

롯데캐슬갤럭시1차·초입마을, 연내 시공사 선정 민간 분양가상한제 적용·낮은 수익성은 '걸림돌'

2019-10-23     이진희 기자
경기도의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의 리모델링 단지가 사업 추진 속도를 올리면서 리모델링 수주전 열기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리모델링이 민간 분양가상한제의 규제망에 속할 것이란 이유로 사업을 기피하던 대형건설사들도 상징성이 큰 서울 강남권 물량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 1차'는 오는 25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 지하 4층~지상 28층, 5개 동, 294가구를 조성하는 이 프로젝트엔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쌍용건설, 효성중공업 등 건설사 6곳이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모델링 시장에서 다수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뿐 아니라 나머지 대형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열띤 수주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선 경기 용인 수지 '초입마을아파트'가 건설사들의 관심사다. 지하 3층, 지상 14~20층 규모의 공동주택 1863가구 등을 신축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롯데건설, 호반건설, 쌍용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당 단지 리모델링 조합은 내달 13일 입찰을 마감하고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 밖에도 마포구 신정동 '서강GS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 추진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사전 리모델링 동의율을 60~70%까지 끌어올리고 내년 1분기까지 조합을 설립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같은 기간 시공사 선정도 마칠 계획이다.

이처럼 리모델링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는 것은 용적률이 높거나 재건축 연한을 채우지 못한 단지들이 리모델링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특히 정부가 일관되게 재건축 사업 규제를 이어가고 있어, 적지 않은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통해 아파트 가치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감 가뭄에 시달리는 건설사들도 최근 들어 리모델링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눈치다. 과거엔 기술력을 앞세운 중견건설사가 수주에 적극적으로 임했다면, 전반적인 일감이 줄어든 요즘은 대형건설사들의 관심도도 높다. 

국토교통부가 30가구 이상을 신규로 분양하는 리모델링 단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키로 했음에도 한강 조망 단지나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사업장의 경우는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으나, 일반분양 가구 수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조합원과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며 "강남권이나 수도권 중 입지가 좋은 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집값 상승,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리모델링은 기존 가구 수의 15%까지 일반분양을 할 수 있어 수익성이 낮은 데다 재건축에 비해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아직 기피하는 건설사도 있다.

실제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1호 사업인 송파구 '문정시영아파트'는 총 1512가구, 추정 공사비만 2600억원 규모에 달하지만, 지난 22일 진행된 시공사 입찰에 포스코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며 유찰됐다.

사업 현장설명회에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 롯데건설, 효성중공업 등 4개사가 참여하며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한 것과 다른 결과다. 앞서 1차 입찰에서도 포스코건설의 단독 참여로 유찰된 터라 리모델링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정할 전망이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워낙 정비사업의 물량이 적은 탓에 대형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장에도 관심을 보이지만, 아직 입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보단 간을 보는 상태"라면서 "더구나 수익성에 비해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되는 작업이어서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에 입찰하는 대형업체는 아직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