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한옥호텔 꿈 이룬다
사장 맡은 후 숙원사업, 서울시 건축심의 건축심의 통과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오랜꿈이었던 '장충동 전통호텔' 건립이 10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내년 초엔 신라 간판을 달고 해외 호텔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 등 이 사장의 뚝심과 추진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17차 건축위원회에서 호텔신라의 장충동 전통호텔(한옥호텔) 건립 사업 안건이 통과됐다. 장충동 전통호텔 건립은 이 사장이 2010년 취임한 직후부터 추진한 숙원 사업이다. 이로써 호텔신라는 관할청인 중구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한옥호텔을 착공할 수 있게 됐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은 서울시 중구 장충로 2가 202외 17필지에 △지하 3층~지상 2층 높이 전통호텔 △지하 4층~지상 2층 높이 면세점 등 부대시설 △지하 8층 부설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이 사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1년 8월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 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주차빌딩 건설 문제나 사적 제10호인 한양도성과의 정합성 등 문제가 제기되면서 번번히 미뤄졌다. 5년 만인 2016년 3월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이후 2018년 1월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하고 같은 해 9월 환경영향평가를, 올해 2월 교통영향평가를 각각 통과했다.
호텔신라는 건축심의를 통과한만큼, 다음달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완공 목표는 2025년이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호텔신라는 대기업 최초로 도심형 한옥호텔을 보유하게 된다.
이 사장은 해외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호텔신라는 이르면 내년 2월 베트남 광남성 동부 해안 농눅비치에 지상 9층 건물에 총 300여개 객실로 '신라 모노그램 베트남 다낭'의 문을 열 예정이다. 신라 모노그램 다낭은 신라호텔이 사업 초기부터 운영까지 신라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 사업이다. 이후 동남아시아·미국·중국 등 해외 10여 곳에 진출해 세계적인 호텔로 도약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 방법으로는 위탁경영 방식을 택했다. 위탁경영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호텔 경영 노하우가 있는 업체에 호텔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다. 특히 오는 2021년에는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진출해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산호세)에 200여개 객실 규모로 비즈니스 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호텔신라는 면세 사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 사장 취임 3년 만에 한국 면세업체로는 최초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홍콩 첵랍콕 공항에 면세점을 정식 개장하며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아시아 3대 공항 면세 사업자로 우뚝 섰다. 또 마카오 국제공항·일본 도쿄 시내·태국 푸껫 시내 등 총 5곳에서 해외 오프라인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화장품·향수 부문 세계 1위 규모 면세 사업자이기도 하다.
면세사업 성과에 따라 호텔신라는 상반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호텔신라는 올해 상반기 매출 2조6981억원, 영업이익 16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17%, 14%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면세 사업 부문의 경우 매출 1조2265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9% 성장했다. 호텔·레저 부문도 매출 1284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71% 성장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 사장이 면세사업으로 보인 승부사적 기질과 뚝심이 호텔신라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