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관광소매업 세계 1위 향해 '달음박질'

아시아·오세아니아 진출 성과 쏠쏠···내년 해외매출 1조원 달성 파란불

2019-10-27     박지수 기자
롯데면세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관광소매업 세계 1위(트래블 리테일 글로벌 NO.1)' 롯데면세점의 목표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입·출국장의 술·담배 품목 면세사업 운영권을 따낸 데 대해 "트래블 리테일 글로벌 1위 비전 달성의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의 해외사업 확장 기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6월까지 롯데면세점은 해외 매출은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게다가 싱가포르 창이공항 입‧출국장의 술·담배 면세사업 운영권 획득은 내년 해외매출 1조원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6월부터 6년간 창이공항에서 총 8519㎡(2577평) 면적의 술·담배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6년간 약 4조원 매출을 기대한다. 

롯데면세점에 앞서 미국 DFS가 40년간 운영해온 창이공항 술·담배 매장의 연매출은 5000억원대로 알려졌다. DFS는 내년 8월까지 영업할 예정이다. 

2017년 기준 창이공항의 연간 이용자는 6157만명으로, 세계에서 6번째였다. 롯데면세점은 2013년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입찰에 도전했다가 신라면세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번 입찰에선 신라면세점과 독일 거버 하이네만면세점을 누르고 자존심을 회복했다. 롯데면세점은 한국, 오세아니아, 베트남 등에서 술‧담배 면세사업 경험과 경쟁력을 강조했다. 온라인 면세점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옴니채널 강화를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올해 1월 부임 이후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1위 도약은 해외시장 개척 없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직접 해외 영업점과 사무소를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오며 현장 경영에 힘쓰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사업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진정한 글로벌 면세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국내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재 7개국에서 총 1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6년 일돈 도쿄 긴자에 문을 연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은 지난해 약 9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첫해 매출은 200억원이었지만 2017년 490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다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롯데면세점은 "현지 맞춤 상품 구성과 마케팅 노하우를 접목한 결과"라고 짚었다.

베트남은 해외사업장 중 '최고 효자'로 꼽힌다. 2017년 다낭점에 이어 지난해 나트랑깜란공항점까지 이례적으로 개장 첫해 흑자를 냈다. 인기 화장품을 강화한 상품기획(MD)이 베트남을 자주 찾는 중국과 러시아 관광객에게 통했다. 위스키나 와인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시음회를 연 것도 귀국길 선물을 찾는 관광객 입맛에 맞았다. 롯데면세점은 올 7월 베트남에 하노이공항점을 열었고, 연내에 다낭시내점을 추가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오세아니아 시장에도 힘을 기울인다. 호주에서 멜버른 시내점과 브리즈번·캔버라·다윈 공항점,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 등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오세아니아 지역 매출 목표는 2000억원. 

디다빗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면세점 매출은 60억9300만유로(7조7817억원). 3년 연속 세계 2위 자리를 지켰다. 세계 1위 듀프리와 차이는 15억유로다. 2017년 23억유로였던 듀프리와 격차가 8억유로 준 것은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5%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